한국탁구가 강원특별자치도 평창돔에서 열리고 있는 2023 ITTF-ATTU 제26회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개인단식에서 전멸했다. 남녀단식 모두 아무도 8강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먼저 경기를 치른 여자는 신유빈(대한항공·19, 세계9위)이 태국의 오라완 파라낭(세계92위)에게 2대 3(9-11, 12-10, 6-11, 11-3, 9-11)으로 졌다. 이전까지 국제무대 상대 전적 4전 4승으로 앞서 있던 상대였지만 하필 홈그라운드에서 첫 패를 당했다. 전지희(미래에셋증권·30, 세계33위)는 일본 간판 이토 미마(세계8위)에게 0대 3(8-11, 5-11, 4-11)으로 완패했다.
남자단식도 줄줄이 패했다. 먼저 출전한 안재현(한국거래소·23, 세계40위)은 중국의 리앙징쿤(세계6위)에게 0대 3(3-11, 7-11, 6-11)으로 패했다. 장우진(27, 세계9위)의 패배는 더 아쉬웠다. 홍콩의 펜 홀더 웡춘팅(세계50위)과 풀-게임접전을 벌이다 역전패했다. 먼저 두 게임을 잡고도 웡춘팅의 기세에 밀려 내리 세 게임을 내줬다. 2대 3(11-9, 19-17, 2-11, 9-11, 10-12)으로 패했다.
이 날 한국의 마지막 경기가 된 임종훈(한국거래소·26, 세계17위)의 16강전도 반전은 없었다. 일본의 타나카 유타(세계73위)에게 1대 3(10-12, 12-10, 9-11, 7-11)으로 패했다. 전날 경기에서 왕추친을 꺾으며 돌풍을 일으킨 타나카 유타의 기세가 무서웠으나, 그것만으로 패배를 설명하기에는 임종훈의 범실이 너무 많았다.
이로써 한국탁구는 홈그라운드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단식 일정을 조기에 마감했다. 남녀복식은 4강에 올라 메달을 노리고 있으나, 보다 높은 비중의 단식을 너무 일찍 끝내면서 평창돔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단식 경기를 모두 마친 뒤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은 “경기를 너무 일찍 마쳐 국민들께 면목이 없다. 선수들이 너무 많은 대회를 다니면서 지쳐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가대표라면 극복해야 하는 문제다. 감독부터 반성이 필요하다. 대회 출전 숫자에 크게 영향을 받는 세계랭킹에는 거품이 많다. 선수들도 그걸 인정해야 한다. 우리 위치를 더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걸맞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남아있는 복식에 우선 집중하되 대회를 마치는 시점에서는 좀 더 다각적으로 검토해서 나아갈 방향성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이 달 23일부터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기세를 다잡고 항저우에서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아쉽게도 출발부터 삐끗한 셈이다. 주세혁 감독은 “약간의 충전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의 패배가 어쩌면 좋은 약이 될 수도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좀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로써 한국탁구는 평창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남녀 개인복식 4강전만을 남기게 됐다. 개인복식 4강 상대도 모두 중국이다. 장우진-임종훈 조가 조가 마롱-왕추친 조, 안재현-박강현 조는 판젠동 린가오위엔 조, 신유빈-전지희 조는 순잉샤-왕이디 조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복식에는 단식에서의 아쉬움을 다만 얼마라도 털어내야 하는 과제도 함께 걸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