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에 1년 이상 머물 계획이다...첼시의 프로젝트는 내게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루카쿠 시즌2'가 되려는 것일까. 케파 아리사발라가(29)가 첼시 팬들에게 상처가 될 발언을 내놨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7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에 임대로 합류한 케파는 첼시의 10억 파운드(약 1조 6667억 원) '프로젝트'에 혹평을 내렸다. 그는 토드 베일리 구단주의 프로젝트에 불만을 느껴 떠났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케파는 올여름 첼시와 잠시 작별하고,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티보 쿠르트아의 부상으로 새로운 골키퍼를 찾던 레알 마드리드가 그를 낙점한 것. 케파는 완전 이적 조항이 없는 1시즌 임대로 마드리드에 입성했다. 임대료는 100만 유로(약 14억 원)로 알려졌다.
케파는 바라던 대로 빠르게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최근 셀타 비고(1-0)전과 헤타페전(2-1)에서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팀의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특히 데뷔전이었던 셀타 비고전에서는 선방 4개를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현재 활약과 상관없이 케파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첼시에 복귀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가 그에게 만족해 영입을 시도할 수도 있겠지만, 완전 이적 조항도 없기에 미래는 불투명하다. 쿠르트아가 복귀한다면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케파가 크게 필요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케파는 원소속팀 첼시를 향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고,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다. 오히려 그는 단순 임대로 뛰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에 엄청난 충성심을 자랑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마치 첼시 역사상 '최악의 먹튀'로 불리는 로멜루 루카쿠를 연상케 하는 충격 인터뷰였다.
케파는 스페인 라디오 '코페'와 인터뷰에서 "레알 마드리드에서 1년 이상 머물 계획"이라며 "이제는 풍경을 바꿀 때가 됐다고 느꼈다. 난 (첼시에) 머물고 싶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결심하는 데 많은 통화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이 전화하는 건 뭔가 다르다. 난 첼시 프로젝트가 내게 적합하지 않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케파는 바이에른 뮌헨의 관심도 받았다. 뮌헨 역시 마누엘 노이어의 부상이 길어지면서 주전급 골키퍼를 찾아 나섰고, 그를 포착했다. 하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고 레알 마드리드행을 택했다.
케파는 이에 대해 "토마스 투헬 감독이 날 불렀다. 뮌헨에 갈 뻔했다"라며 "레알 마드리드는 레알 마드리드다. 그들이 부르면 결정 내리기 쉽다. 몇 시간 만에 서명이 마감됐고, 전화도 몇 통 걸려 왔다. 난 첼시 시절 레알 마드리드를 3번이나 만났다"라고 답했다.
임대생이라곤 믿기지 않는 충성심까지 뽐냈다. 케파는 "내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방문했을 때면 언제나 왼쪽으로 돌아 원정팀 라커룸에 들어갔다. 하지만 난 오른쪽으로 돌아서 홈팀 라커룸에 가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케파를 붙잡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케파는 "포체티노 감독은 내가 잔류하길 원했다. 그는 내가 경기에 나설 것이고, 나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변화가 내게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난 변화를 원했다"라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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