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가 한국은 특정 선수에 의지한단 평가를 내놨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8일 영국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평가전을 치러 0-0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3월 부임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전 포함 5번의 A매치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3월・6월 A매치 4경기에서 2무 2패를 기록하는 데 이어 이날 1무를 추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4-4-2 전술을 가동했다. ‘캡틴’ 손흥민은 조규성과 투톱을 형성하며 한국 공격을 주도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한국의 전후반 플레이는 답답함의 연속이었다. 특히 전반에 중원이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측면을 활용했지만, 패스가 매끄럽지 못했다. 전반 슈팅 개수가 단 1개에 그친 이유다.
90분 통틀어 한국은 슈팅 4개, 유효슈팅 1개를 기록한 반면 웨일스는 한 차례 골대를 때리는 등 슈팅 11개, 유효슈팅 4개를 기록했다. 한국은 60%대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실속이 없었다.
‘주장’ 손흥민은 제 몫을 다했다.
전반 39분 그는 웨일스의 왼쪽 측면을 개인기로 한 번 크게 흔든 뒤 박스 밖 왼쪽 모서리 근처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이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42분엔 손흥민이 김민재와 번뜩이는 합을 맞췄다. 왼쪽 측면에서 김민재가 문전으로 쇄도할 준비를 하고 있는 손흥민을 보고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손흥민의 공을 보고 들어가는 움직임은 좋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후반전에서도 손흥민은 역시나 계속 눈에 띄었다. 후반 11분 웨일스의 허를 찔렀다. 박스 밖에서 회심의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공은 야속하게도 골대 위로 향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지만, 손흥민은 자신이 왜 ‘주장’인지 행동으로 보여줬다.
앞서 7일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손흥민은 웨일스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팀과 한 구단의 주장 완장을 단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자 특권"이라며 "주장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비록 한국의 승리는 없었지만 손흥민은 자신이 한 말을 지켰다.
그러나 ‘원팀’으로 뭉쳐야 하는 대표팀 경기에선 모든 선수가 두루 잘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한 선수에게 의지하는 것은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다.
이 점을 영국 BBC가 꼬집었다.
BBC는 “한국은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주장 손흥민과 황인범의 중거리 슈팅에 국한됐다”라고 이날 경기를 평가했다. 손흥민과 함께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후반 14분 왼발 회심의 중거리포로 답답함을 한 차례 뚫어줬다.
한국은 13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9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전보다 나은 경기를 반드시 펼쳐야 한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