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한 손흥민(31, 토트넘)이 경기 후 웨일스 라커룸으로 향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8일 영국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평가전을 치러 0-0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3월 부임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전 포함 5번의 A매치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3월・6월 A매치 4경기에서 2무 2패를 기록하는 데 이어 이날 1무를 추가했다.
이날 ‘캡틴’ 손흥민은 조규성과 투톱을 형성하며 한국 공격을 주도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한국은 전반전에 다소 답답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중원이 완전히 사라진 듯했다. 측면을 활용했지만, 패스가 매끄럽지 못했다. 유효슈팅이 단 1개에 그친 이유다.
한국은 전반 중반이 넘도록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그 사이 웨일스는 계속 선제골 기회를 엿봤다. 전반 29분 패스 한 번으로 한국 수비 라인이 뚫렸다. 뒤에서 들어오는 패스를 존슨이 쉽게 낚아챘다. 이후 박스 안 왼쪽에서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지만, 이는 정승현이 태클로 막았다.
한국의 경기력은 다소 답답했지만 ‘캡틴’ 손흥민은 빛났다. 전반 39분 그는 웨일스의 왼쪽 측면을 개인기로 한 번 크게 흔든 뒤 박스 밖 왼쪽 모서리 근처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이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42분엔 손흥민이 김민재와 번뜩이는 합을 맞췄다. 왼쪽 측면에서 김민재가 문전으로 쇄도할 준비를 하고 있는 손흥민을 보고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손흥민의 공을 보고 들어가는 움직임은 좋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후반전에서도 손흥민은 역시나 계속 눈에 띄었다. 후반 11분 웨일스의 허를 찔렀다. 박스 밖에서 회심의 슈팅을 때렸다. 그러나 공은 야속하게도 골대 위로 향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지만, 손흥민은 자신이 왜 ‘주장’인지 행동으로 보여줬다.
경기 후 손흥민은 친한 선수들을 만나러 웨일스 라커룸으로 향했다.
웨일스축구협회는 손흥민이 경기 후 ‘토트넘 동료’ 벤 데이비스, 브레넌 존슨과 잠시 리즈 유나이티드로 임대가 있는 조 로든과 함께 있는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을 업로드했다.
협회는 그러면서 손흥민을 “최근 합류한 웨일스 마피아"라고 소개했다.
여기서 ‘웨일스 마피아’는 2020-2021시즌 토트넘 내 가레스 베일(은퇴)을 중심으로 데이비스, 로든으로 형성된 웨일스 출신 모임 이름이다. 손흥민이 이들과 친해 ‘새로운 멤버’로 소개된 것이다.
함께 영상에 나온 2001년생 웨일스 출신 존슨은 지난 1일 토트넘에 합류했다. 공격수인 존슨은 이날 선발 출격해 45분간 뛰었다.
토트넘에 입단했지만 바로 웨일스 대표팀에 합류한 존슨은 카디프에서 먼저 손흥민과 만났다. 적으로 상대했고, 이제 소속팀에선 동료로 만난다.
존슨은 2선부터 최전방, 모두 소화 가능하다. 측면과 중앙에서 뛸 수 있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유망주 공격수를 품고 싶었던 토트넘은 노팅엄으로부터 존슨을 영입했다. 어린 나이로 아직 경험을 더 쌓아야 하는 존슨은 ‘토트넘 주장’ 손흥민의 리드 아래 적응기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