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석(24, KAA 헨트)이 클린스만호 선발 데뷔전에서 아쉬움을 가득 남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8일 영국 카디프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평가전을 치러 0-0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3월 부임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웨일스전 포함 5번의 A매치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3월・6월 A매치 4경기에서 2무 2패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1무를 추가했다.
벨기에 무대에서 뛰고 있는 홍현석은 지난 6월 A매치 페루전과 엘살바도르 경기 때 후반 교체로만 나섰지만 이번 웨일스를 상대로는 선발 출격했다. 클린스만호에서 첫 선발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다.
그러나 맞지 않는 위치에 선 탓인지 기대만큼의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대표팀 합류 직전 그는 소속팀에서 멀티골을 뽑아내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 중이었다.
헨트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주고 뛰는 홍현석은 이날 클린스만호의 4-4-2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윙어를 맡았다. 그러다가 후반에서야 중앙에서 뛰는 모습이 보였다.
홍현석은 중원 전 지역 소화가 가능하지만 그에게 딱 위치는 윙보다 중앙이다.
선발 출격으로 부담감이 상당한 데다 어색한 위치에서 뛰다 보니 홍현석은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했다. 평소 간결한 패스로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하지만 이날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볼 터치도 매끄럽지 않았다.
경기를 중계한 박문성 해설위원도 “소속팀에서 홍현석은 가운데에서 뛰는 선수인데...”라며 “선수가 잘 뛰는 위치에 뛰게 했다면 어땠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현석은 자신에게 온 절호의 골 찬스도 주춤하다가 살리지 못했다. 후반 2분 설영우의 빠른 얼리 클로스가 박스 안으로 들어왔다. 이를 이재성이 슈팅하기 가장 좋은 위치에 있던 홍현석에게 흘려줬다. 그러나 슈팅은 나오지 않았다. 홍현석은 이재성에게 다시 패스하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한국 벤치에선 이 장면을 크게 아쉬워했다.
결국 홍현석은 후반 15분 황희찬과 교체됐다. 자신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 채 그는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한편 1년 전만 하더라도 홍현석은 베일에 싸인 존재였다.
그는 지난 해 6월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발탁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렸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해 이름을 알렸다.
고등학교 졸업 후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기에 홍현석은 한국 팬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어려웠다.
고등학교 졸업 후 2018년 울산에 입단한 홍현석은 바로 유럽으로 향했다. 독일의 운터하힝을 거쳐 오스트리아의 유니오즈에 임대됐다. 2021-2022시즌 오스트리아 1부 LASK 린츠로 완전 이적해 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후 2022년 8월 홍현석은 현재 소속팀 벨기에의 헨트에 새둥지를 틀며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