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26, 바이에른 뮌헨)가 유럽 진출 2년 만에 ‘대표팀 선배’ 손흥민(31, 토트넘)을 넘어설 수 있을까.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은 7일(한국시간)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명의 선수를 공개했다.
1956년 시작된 이 상은 한해 최고 활약을 보인 축구 선수에게 주어진다. 발롱도르는 축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번 발롱도르 선정 평가 기준 시기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이며, 여기에 2022-2023시즌 전체와 2022 카타르 월드컵이 포함된다.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후보로 선정됐다. 또 아시아 수비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포함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발롱도르 후보에 올랐던 아시아 선수는 모두 공격수와 미드필더였다.
아울러 2002년 설기현, 2005년 박지성, 2019년과 2022년 손흥민에 이어 김민재는 4번째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설기현과 박지성, 손흥민은 공격수 또는 미드필더로 현역 시절을 보냈다.
한국 외 1998, 1999, 2001년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와 2007년 이라크의 유니스 마흐무드도 발롱도르 후보로 이름을 올렸었는데, 두 선수의 포지션은 각각 미드필더, 공격수였다.
김민재에 앞서 손흥민은 2019년 투표인단으로부터 5순위 표 4표를 받아 4점으로 후보 30명 중 22위에 올랐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23골)에 올랐던 2022년엔 발롱도르 최종 11위에 올라,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손흥민이 보유한 발롱도르 아시아 선수 최고 순위(11위)를 ‘유럽 2년 차’ 김민재가 깰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민재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를 만한 활약을 선보였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튀르키예)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기복 없는 수비력으로 '이젠 전 소속팀' 나폴리의 33년 만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에 크게 일조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세리에A 35경기에 출전하며 나폴리의 리그 최소 실점(28골)을 이끌어냈다. 그는 리그에서 2골 2도움을 올렸으며 경기당 1.6회의 태클, 1.2회의 가로채기, 3.5회의 클리어링, 0.7회의 슈팅 블록을 기록했다.
평점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우승 일조’ 김민재는 리그에서 평균 7.07의 평점을 부여받았다. 꾸준히 활약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김민재는 시즌 내내 보여온 꾸준한 활약으로 지난해 9월 세리에A 사무국 선정 이달의 선수상, 10월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 선정 이달의 선수상 영광을 안기도 했다.
김민재는 이러한 활약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6월 이탈리아 세리에A가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김민재를 선정했다. 2018-2019 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상이 우승팀 멤버에게 돌아간 첫 사례였다. 더불어 아시아 선수 최초로 김민재가 해당 상을 받았다.
나폴리에서의 활약으로 김민재는 지난 7월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5년 계약을 맺었다. 그는 올 시즌 뮌헨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냉정히 이제 갓 유럽에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한 김민재의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독일 매체 ‘키커’는 발롱도르 수상 영광은 '월드컵 우승' 리오넬 메시(36, 인터 마이애미) 혹은 '트레블' 엘링 홀란(23, 맨체스터 시티) 둘 중 한 명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메시는 2022카타르 월드컵에서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치른 경기에서 5번이나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여기에 결승전에서는 홀로 2골을 넣으며 자신의 커리어에 월드컵 우승을 추가했다.
또한 메시는 지난 시즌 PSG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1경기에 나서 무려 21골을 뽑아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뒤에는 공식 경기 11경기에 출전해 11골 5도움을 기록, 미국 무대마저 점령하고 있다.
홀란은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36골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12골을 넣었다. FA컵에서는 3골, 카라바오컵에서는 1골을 기록하며 공식전 53경기에서 52골을 퍼부었다.
그는 맨시티의 ‘트레블’ 주역이다. 홀란은 지난 시즌 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획득하며 3관왕 기쁨을 누렸다.
맨시티는 홀란의 활약을 앞세워 1998-1999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 체제의 맨유 이후 처음으로 잉글랜드 구단으로서 트레블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역시 홀란은 리그 4경기에서 6골 1도움을 기록, 리그 득점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키커’는 “메시는 (커리어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홀란은 트레블을 달성해 발롱도르 수상 기회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 두 명이 발롱도르를 두고 경쟁하고 있단 것이다.
이들과 함께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선수로는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이상 뮌헨), 루카 모드리치, 비니시우스 주니어, 주드 벨링엄(이상 레알 마드리드),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이상 나폴리), 킬리안 음바페, 랑달 콜로 무아니(이상 PSG),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일카이 귄도안(이상 바르셀로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니콜로 바렐라(이상 인터 밀란),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로드리, 훌리안 알바레스, 후벵 디아스, 베르나르두 실바, 케빈 더 브라위너, 요슈코 그바르디올(이상 맨시티), 마르틴 외데고르, 부카요 사카(이상 아스날) 야신 부누(알 힐랄),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스톤 빌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 안드레 오나나(맨유)가 있다.
이번 발롱도르 최종 수상자는 오는 10월 31일 코파 트로피, 야신 트로피 수상자와 함께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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