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쇼타임(Show time)이었다. 미국이 NBA 농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스티브 커 감독이 지휘하는 미국남자농구대표팀은 5일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에서 개최된 ‘FIBA 농구월드컵 2023 8강 토너먼트’에서 이탈리아를 100-63으로 이겼다. 미국은 라트비아를 81-79로 누른 독일과 8일 4강전에서 만난다.
미국은 3일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서 리투아니아에 고전 끝에 104-110으로 첫 패배를 당했다. 외곽수비가 뻥 뚫린 미국은 리투아니아에게 신들린 3점슛(14/25, 56%)을 맞고 무너졌다.
리투아니아에게 뺨맞은 미국은 애궂은 이탈리아에게 화를 풀었다. 미국은 3점슛 17개를 적중시키며 패배를 갚았다. 리바운드는 51-33으로 이탈리아를 압도했다. 미국은 3쿼터 중반에 이미 미국이 66-36으로 30점을 달아났다.
마이칼 브릿지스는 24점, 7리바운드, 3점슛 4/6을 폭발시켰다. 타일리스 할리버튼은 18점, 5어시스트, 3스틸, 3점슛 6/8로 지원했다.
멋진 장면도 많았다. 2쿼터 36.7초를 남기고 오스틴 리브스의 팁인 덩크슛이 터지자 2만명이 모인 관중석이 폭발했다.
3쿼터 종료와 동시에 할리버튼이 다리 사이로 빼서 올린 공을 반케로가 투핸드 앨리웁 덩크슛으로 연결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할리버튼과 반케로를 만나 그 덩크슛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었다.
할리버튼은 지난 경기 패배가 약이 됐냐는 질문에 “솔직히 화난 상태에서 오늘 경기를 더 터프하게 했다. 길어야 40분이고 두려워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농구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좀 더 미국다운 농구를 보여준 것 같다. 우리가 흐름을 지배했다. 지난 경기를 졌다고 너무 많이 걱정하지 않았다.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었다”며 기뻐했다.
다리사이로 올린 앨리웁 패스에 대해 할리버튼은 “미친 덩크였다. 모두가 좋아했다”며 웃었다.
반케로에게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할리가 패스를 했고 제대로 멋진 덩크슛을 보여주려고 했다. 정말 멋진 장면이었다. 사실은 360도 회전해서 볼로 백보드를 맞춘 뒤 투핸드 덩크를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고 고백했다.
리투아니아에게 패한 뒤 미국 선수들은 자존심이 상해서 화가 단단히 났다고 한다. 이탈리아를 상대로 제대로 화를 풀었다. 반케로는 “지고 나서 다시 필름을 봤다. 수비가 문제였다는 것을 느꼈다. 팀으로서 100% 팀플레이를 하려고 마음 먹고 나왔다. 이제 4강전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 자신했다.
오스틴 리브스에게도 덩크슛 소감을 물었다. 그는 “솔직히 예상치 못한 순간이었다. (팁인 덩크를) 몇 번 시도는 해봤지만 (실전에서) 처음이었다. 그냥 리바운드를 잡으려고 했는데. 동료들이 나도 점프를 높이 할 수 있다고 했다. 나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멋있었나?”라고 되물었다.
이제 미국의 4강 상대는 독일로 정해졌다. 독일은 6일 8강전에서 접전 끝에 라트비아를 81-79로 이겼다. 라트비아는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마지막 다비스 베르탕스가 던진 역전 3점슛이 불발됐다.
독일은 미국을 제치고 월드컵 파워랭킹 1위에 올랐다. 이제 독일 대 미국전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의 선봉장 제일런 브런슨은 “패배는 하루만에 잊어버렸다. 매일 똑같은 정신자세다. 패한 뒤 모두가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훈련에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2승만 더 하면 금메달이라고 하는데 그냥 다음 경기만 집중할 것”이라며 일말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