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가 2023 제26회 ITTF-ATTU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체전을 동메달로 마쳤다. 6일, 강원특별자치도 평창돔에서 치러진 4강전에서 우승후보 중국을 상대로 선전했으나 아쉽게 패했다.
잘 싸우고 졌다는 진부한 표현이 어울리는 승부였다. 한국의 주전으로 출전한 장우진(27, 세계8위), 임종훈(한국거래소‧26, 세계17위), 안재현(한국거래소‧23, 세계40위)은 왕추친(세계2위), 판젠동(세계1위), 마롱(세계3위) 등 중국의 세계랭킹 1, 2, 3위 선수들과 맞서 물러서지 않고 치열한 대결을 벌였다.
스코어는 0대 3으로 매치를 따내지 못했으나 첫 매치 주자 장우진이 낮고 빠른 포어핸드 톱스핀을 바탕으로 왕추친에게 한 게임을 따냈고, 임종훈은 2매치에서 강렬한 백핸드 플릭을 앞세워 세계 최강자 판젠동과 풀-게임접전을 펼쳤다. 마지막이 된 3매치에서 안재현도 마롱을 상대로 첫 게임에서 듀스접전을 벌이는 등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평가된 경기답게 매치마다 손에 땀을 쥐는 난타전으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을 열광시켰다.
홈그라운드에서 싸운 한국 선수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아 잠깐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중국은 중국이었다. 안정적인 디펜스를 바탕으로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는 특유의 중국탁구는 위기 상황에서도 우직하게 빛났다. 한국대표팀은 결국 3위로 만족했고, 중국은 결승에 올라 대만과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됐다.
한국 남자탁구는 직전 대회인 2021년 도하 대회를 우승했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중국이 출전하지 않은 대회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쉽게 최종전이 아닌 4강에서 최강팀을 만나 동메달을 기록했으나, 후회 없이 싸운 선수들은 홀가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번 동메달은 한국남자탁구가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따낸 정확히 열 번째 동메달이다. 더구나 이번 대회는 아직 개인전 경쟁이 남아있고, 폐막 후에는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도 열린다.
장우진은 경기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잡지 못한 것은 아쉽다. 패하긴 했으나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해서, 아시안게임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했는데 상대가 더 잘해서 진 거다. 그 차이를 메우고 보완해야 한다. 어려울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재현 역시 “단체전을 지기는 했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어차피 높은 단계로 가려면 중국 선수들과 만날 수밖에 없다. 대진의 유불리를 따지기 전에 이번 시합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시합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한국과 중국의 남자단체 4강전 경기 결과. 대만과 중국이 맞대결하는 남자단체 결승전은 6일 저녁 7시에 열린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