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해 토트넘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31)이다. '첫승'이 고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그를 똑같이 활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8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후 13일엔 잉글랜드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중요한 2연전이다. ‘첫승’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의 3월・6월 A매치 4경기 성적은 2무 2패다. 가장 최근(6월 20일) 일본에 0-6으로 대패했던 엘살바도르와 졸전 끝에 1-1로 비겼다. 이번 원정에선 절대적으로 승리가 필요하다.
또 클린스만 감독의 ‘재택근무’ 논란을 그나마 잠재울 수 있는 것이 승리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 기간 직후 한 달간의 해외 휴가를 떠나면서 팬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7월 1일에 자신의 생일과 자선 행사 참석 등을 이유로 또 해외로 출국, 이달 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조 추첨식까지 참석한 그는 한국을 거치지 않고 바로 카디프로 건너갔다.
국내 업무는 사실상 차두리 코치와 이젠 코치직을 내려놓은 마이클 김 코치가 떠맡았었다. K리그 선수들이 대표팀에 선발되기 위해선 클린스만 감독이 아닌 이 두 명의 눈에 들어야 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때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상주를 약속했기에 그의 ‘재택근무’는 논란이 되고 있다. 부임 후 5개월 동안 그가 실제 한국에 머문 시간은 70일이 되지 않는다. '첫승'도 없으니 논란이 가중되는 건 당연했다.
어쩌면 클린스만 감독의 앞날이 걸린 중요한 유럽 원정 2연전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해결사' 손흥민을 그 어느 때보다 잘 써야 하는 시점이란 것이다.
최근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주로 뛰었던 왼쪽 날개가 아닌 최전방 위치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그는 지난 2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와 경기에서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무려 해트트릭을 뽑아냈다. 팀을 5-2 대승으로 이끌었다.
이는 손흥민이 대표팀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받을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예상대로 이번에 자신에게 낯익은 최전방 자원 황의조(노리치 시티),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를 그대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이들의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황의조는 원소속팀 노팅엄에서 ‘0분 출전’ 굴욕을 쓴 채 최근 노리치시티로 임대됐고, 오현규는 프리시즌부터 이어져 온 부상으로 그라운드와 멀어져 있다가 지난 3일에서야 교체로 복귀전을 치렀다. 햄스트링 부상이었던 조규성은 그나마 최근 2경기 연속 경기를 소화했다.
이에 당장 승리에 목말라 있는 클린스만 감독이 유럽 무대에서 통한 손흥민의 '원톱'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앞서 지난 6월 A매치 때 클린스만 감독은 스포츠탈장 수술을 한 손흥민을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앞서 3월엔 손흥민을 프리롤로 활용한 바 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