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키스 논란'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46)의 '오른팔'로 알려진 호르헤 빌다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감독(42)이 경질됐다.
스페인축구협회는 6일(한국시간) “빌다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감독과 작별한다”라고 알렸다.
AP통신과 BBC 등 다수의 외신은 일제히 이 소식을 전하면서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의 ‘키스 스캔들’ 영향으로 빌다 감독이 경질됐다”라고 전했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지난달 막을 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은 스스로 비난을 자초했다. '우승 일원' 헤니페르 에르모소(33, 스페인)의 얼굴을 붙잡고 시상대 위에서 볼을 잡고 입을 맞췄기 때문이다.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성추행에 해당하는 신체 접촉이란 비판이 일었다. 에르모소는 라커룸에 돌아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순식간에 전세계적으로 논란이 거세졌고, 루비알레스 회장은 “나의 행동은 틀렸다. 실수를 인정한다. 더 신중했어야 했다”라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도 사전 동의를 구하고 키스를 했다고 주장했다.
비난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까지 나서 “사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스페인 축구가 망신을 당했다”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고, 스페인 여자축구 리그도 “루비알레스 회장이 월드컵 우승을 더럽혔다”며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에르모소가 가입한 노동조합 풋프로도 성명을 내고 “키스에 동의한 적 없다. 우리는 그러한 행위가 반드시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며 "(축구협회장이) 제재를 받고, 우리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행동으로부터 여성 축구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모범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에르모소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서도 "어떤 직장에서도 이런 동의 없는 행동의 피해자가 나와선 안 된다”며 자신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스페인 정부와 FIFA까지 나서 루비알레스 회장을 압박했지만 그는 사퇴하지 않겠단 뜻을 밝혔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현재 FIFA로부터 자격 잠정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FIFA도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등을 돌렸지만 빌다 감독은 그가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을 때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강제키스’ 논란이 일어난 뒤 빌다 감독을 제외한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은 자진 사임했다.
BBC는 “빌다 감독이 루비알레스의 최측근으로 간주되면서 스페인축구협회는 지난주부터 그의 해고 여부를 조사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몬트세 토메가 선임됐다.
스페인축구협회는 이날 "토메는 스페인 여자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이라고 말했다.
토메 신임 감독은 2018년부터 빌다 감독 체제의 대표팀에서 코치로 일해왔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