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을까. 미국농구를 무너뜨린 리투아니아가 8강에서 충격의 탈락을 했다.
세르비아는 5일 필리핀 마닐라 몰 오브 아시아에서 개최된 ‘FIBA 농구월드컵 2023 8강 토너먼트’에서 리투아니아를 87-68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세르비아는 캐나다 대 슬로베니아전의 승자와 4강에서 만난다. 충격적으로 탈락한 리투아니아는 순위결정전으로 밀렸다.
불과 이틀 전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서 리투아니아는 미국을 110-104로 이겨 세계를 놀라게 했다. NBA 스타센터 요나스 발렌츄나스가 버틴 골밑에서 미국 선수들은 제대로 슛을 하지 못했다. 리투아니아는 무려 14/25, 56%의 3점슛을 자랑하며 미국을 침몰시켰다.
이번에는 세르비아가 리투아니아를 꺾었다. 에이스 보그단 보그다노비치가 전반전에만 18점을 폭발시키며 총 21점을 퍼부었다. 세르비아는 3쿼터 후반 67-51로 달아나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토너먼트에서는 탈락하면 끝이다. 미국을 잡고 기뻐했던 리투아니아는 충격에 빠졌다. 메달을 목표로 했던 팀에게 8강 탈락은 곧 실패를 의미했다. 믿었던 요나스 발렌츄나스도 11점, 4리바운드로 부진했다. 최다득점이 타다스 세데케르스키스의 14점일 정도로 팀 전체가 침묵했다.
경기 후 카지스 막스비티스 리투아니아 감독은 “세르비아가 더 잘했다. 3쿼터에 3점슛을 너무 맞았다. 수비를 바꿨어야 했다. 세르비아가 많이 밀어붙였고, 쉬운 상황에서 속공 3점을 넣었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리투아니아가 미국을 이긴 것은 대단한 성과지만, 사람들은 메달 색깔만 기억한다. 감독은 “미국전과는 다른 경기였다. 미국전에서는 처음부터 외곽슛이 너무 잘 터졌다. 오늘은 턴오버를 많이 범했고 에너지를 잃었다. 공격에서 잘못된 결정이 많았다. 세르비아가 점수를 가져갔고 더 에너지가 넘쳤다”며 고개를 떨궜다.
팀이 8강에서 탈락한 마당에 기자회견에 임하는 것도 죽을 맛이었다. 세데케르스키스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졌다. 미국전은 물론 좋은 승리였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 메달을 따려고 왔다. 4강에 가려면 세르비아를 이겼어야 했다. 미국전 승리는 지금 아무 의미도 없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미국전 승리는 그냥 역사에만 남을 뿐이다. 우리가 메달을 딸 기회는 없다. 물론 세르비아도 좋은 팀이다. 어떻게 농구를 하는지 잘 안다. 팬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상대를 인정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