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배유나(33)가 리빌딩과 성적을 동시에 잡겠다고 다짐했다.
배유나는 1일 일본 시가현 오쓰시 한 호텔에서 “리빌딩과 성적을 둘 다 잡으면 정말 베스트(최고)일 것 같다”라며 “팀적으로 봄배구에 가는 게 첫 번째 목표이고, 개인적인 목표는 블로킹 상위권에 들고 싶다”고 했다.
다가올 시즌을 준비하는 배유나는 어깨가 무겁다. 지난 시즌 함께 우승을 일궜던 주요 선수들이 자유계약(FA)으로 팀을 떠났다. 배유나는 이별 대신 3년 재계약을 맺으며 팀에 남았다. 연봉 총액 5억5000만원. 미들 블로커 최고 대우다.
변화를 주고 싶진 않았을까. 배유나는 “그런 생각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우승팀 자부심을 가지고 시즌을 시작한다는 건 큰일이다. 팀에서도 저를 잘 대우해 주려고 해서, ‘이 팀에 있으면 오래 배구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같이 재계약을 맺은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에 대해 “3년 동안 같이 있어야 하니, 일단 3년 동안은 잘 부탁드린다”며 웃었다.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합을 맞춰보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특히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24)의 합류가 아시아선수권대회, 항저우아시안게임 등으로 늦어지는 점도 부담이다. 배유나는 “저희는 그래도 대표팀이 문정원 선수밖에 없다”고 했다.
물론 빈자리는 크게 느껴진다. 배유나는 “부담감도 있고, 책임감도 생긴다. (정)대영 언니랑 (박)정아 선수가 빠진 부분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도 되고, 제가 주축으로 잘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도 있다”고 했다. 다만 배유나는 “항상 안주해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맞춰본다는 설렘으로 맞이하는 시즌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배유나는 또 “어린 친구들이 얼마나 성장을 할지도 기대된다”라며 “저 역시도 이번 기회에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일본은 17∼18시즌에 오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어느 조합으로 어떻게 포지션을 짤지 맞춰보고 시즌 전에 베스트 조합을 빨리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24)에 대한 기대도 표시했다. 배유나는 “기교적인 부분은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파워나 높이는 기대 이상”이라고 했다. 그는 또 “센스나 기교는 앞으로 호흡을 맞춰가면 되고, 아직 한 달 정도 남아있기 때문에 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특히 배유나는 “다른 나라 배구를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있을 수 있는데, 저희가 팁을 주면 다 배우려고 하고 자세나 의지가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팀은 물론 한국 여자배구를 보더라도 고참에 속하는 배유나는 일본을 보며 고민도 느꼈다. 배유나는 “일본은 워낙 인프라가 넓고, 그중에서도 제일 잘하는 선수가 실업팀에 온다”라며 “인프라가 크고, 어릴 때부터 기본기나 센스가 우리나라랑은 격차가 많이 벌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