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텐 하흐(5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과 제이든 산초(23)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영국 '타임스'는 5일(이하 한국시간) "텐 하흐 감독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산초의 비난에 실망했다. 이제 산초는 감독과 다툼 때문에 맨유에서 미래가 불확실해졌다"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 역시 "텐 하흐 감독과 코치진은 산초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그는 지난 시즌 고전하던 산초가 압박이 심한 프리미어리그에서 벗어나 개인 훈련 캠프에서 회복할 시간을 주는 등 노력했기에 더더욱 실망했다"라고 전했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산초가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문제를 극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런 뒤 그가 3개월간 1군 팀을 떠나 따로 훈련하도록 허락했다. 당시 산초는 텐 하흐 감독의 도움 덕분에 네덜란드에 있는 아마추어 클럽에서 코치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산초는 올 시즌에도 날개를 펼치지 못했다. 그는 개막 후 열린 리그 3경기에서 모두 후반전 교체로 출전했고, 지난 4일 아스날전에선 아예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텐 하흐 감독은 그 대신 2004년생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와 2001년생 파쿤도 펠리스트리를 택했고, 산초는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텐 하흐 감독이 밝힌 이유는 '훈련장에서 부진'이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산초는 훈련장에서 보여준 퍼포먼스 때문에 선택받지 못했다. 맨유에서는 누구나 매일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우리는 최전방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산초는 이번 경기에서 선발되지 않았다"라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다. 산초는 지난 2021년 무려 7300만 파운드(약 1214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로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2시즌간 82경기에서 12골을 넣는 데 그치며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인내심을 잃은 텐 하흐 감독이 따끔한 질책을 가한 것.
산초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곧바로 하흐 감독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는 "부디 당신이 읽는 모든 것을 믿지 마라! 나는 사람들이 완전히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번 주에 훈련을 아주 잘 수행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초는 "이 문제엔 내가 말하지 않을 다른 이유들이 있다고 믿는다. 나는 오랫동안 희생양이었다. 불공평하다!"라며 "내가 원하는 것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축구하며 팀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나는 코칭스태프의 모든 결정을 존중한다. 난 환상적인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매주 어려운 도전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그럴 수 있다는 데 감사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맨유 배지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실상 공개 항명인 셈. 이제 산초와 텐 하흐 감독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맨유는 산초를 방출 대상에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텐 하흐 감독은 산초와 일대일 면담도 계획 중이지 않은 모양새다. '미러'는 "산초는 2년 전 도르트문트를 떠나 올드 트래포드로 이사한 뒤 폼과 꾸준한 활약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에서는 텐 하흐 감독의 발언에 반격하는 데 열심이었다"라며 "텐 하흐와 산초 간 직접 면담은 이번 A매치 휴식기에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여론도 산초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맨유 레전드 리오 퍼디난드는 아예 산초를 보고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거나 남은 시즌 내내 벤치나 지켜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퍼디난드는 "산초가 자기가 보기에 좋은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 그는 본인이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감독의 기준은 다를 수 있다"라며 "상황을 끝내는 방법은 두 가지다. 유일하게 이적시장이 열려 있는 사우디로 가거나 올 시즌 팀에서 제외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산초의 설 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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