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일 만의 복귀' 구자철(34, 제주 유나이티드) 카드도 통하지 않았다.
제주는 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 전북과 맞대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결과로 제주는 9승 8무 12패, 승점 35로 9위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 경기 전까지 2연패에 빠져 있던 제주는 승리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제주는 안태현, 김대환, 유리 조나탄, 권순호, 김봉수, 김주공, 김오규, 임채민, 송주훈, 이주용, 김동준(골키퍼)을 그라운드로 먼저 내보냈다.
'제주 레전드'로 평가받는 구자철은 107일 만에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 5월 20일 서울전 풀타임을 소화한 뒤 한동안 종아리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 기간이 무려 3개월이 넘었다.
구자철은 이날 후반 15분 김주공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 경기 끝까지 뛰었다. 0-0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던 때 남기일 감독은 경험 많은 구자철을 투입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기대 이상의 변화는 없었다. 긴 공백을 거쳐 복귀한 구자철이라 터치가 완벽하지 않았다.
제주는 홈에서 0-0이란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제주의 출발은 좋았다. 전반 13분 제주가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주용이 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렸다. 공은 주먹 하나 차이로 골대 위로 향했다. 이주용이 슈팅을 가져가기 전까지 전북의 왼쪽 측면을 순간적으로 무너트리는 제주의 삼자패스가 압권이었다.
전반 18분엔 중원에서 나온 전북의 실수를 틈 나 역습을 펼쳤다. 왼쪽 측면 쪽에 있던 제주의 헤이스가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향해 들어가는 척하면서 박스 모서리 바로 바깥쪽에서 슈팅을 때렸다. 이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5분 제주 안태현이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전북의 클리어링이 제대로 되지 못한 상황에서 안태현이 빠르게 공을 낚아챘다. 무게 중심을 잃은 상황에서도 그는 아크 부근에서 기어코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힘이 너무 들어갔다. 공은 위로 떴다.
전북의 공격을 잘 막아낸 제주는 후반전에도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중요한 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11분 아크 정면에 있던 헤이스가 뒤에서 오는 공을 한 번 툭 컨트롤 한 뒤 발등으로 총알 슈팅을 날렸다. 위협적이긴 했지만 공이 골문 안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후반 16분 '구자철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며 보다 공격의 활로를 찾고자 했던 제주지만 '홈 승리'와 연이 닿지 않았다.
경기 전 남기일 감독은 "구자철이 계속 경기에 빠진 것이 팀에 마이너스로 작용한 것 같다. 그가 빠지면서 흔들린 거 같은데 라커룸에서 영향력도 있으니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자철의 투입이 드라마틱한 변화를 낳진 못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