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장 최철원이 FC서울의 슈퍼매치 승리를 수호해 냈다.
FC서울은 2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1-0으로 꺾었다. 전반 초반 나온 일류첸코의 선제골이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서울은 수원 상대 3연승을 달리며 최근 6경기 무승 사슬을 끊어냈다. 김진규 감독대행 체제 첫 승을 거둔 서울은 승점 43점을 기록하며 3위로 점프했다.
반면 수원은 홈에서 서울 상대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 굴욕을 이어갔다. 또한 2연패로 승점 22점에 머무르며 12위 강원(승점 21)과 격차를 벌리는 데 실패했다.
서울은 승점 3점은 물론이고 무승 탈출과 3위 도약, 김진규 감독대행 부임 후 첫 승리 등 많은 것을 챙겼다. 사실상 골키퍼 최철원이 승리의 1등 공신이었다. 그는 후반 들어 수원의 맹공을 모두 막아내며 짜릿한 한 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뽑힌 최철원은 "저희가 한 경기 한 경기 간절하게 준비했다. 오늘 다 같이 하나가 돼서 경기를 승리로 마쳐서 기분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최철원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잔디 위에 주저앉아 승리를 만끽했다. 그는 "기쁘고 행복했다. 또 그동안 내가 부진했던 모습도 많이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만감이 교차했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라며 당시 감정을 되돌아봤다.
그간 힘든 시간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최철원은 "항상 전 감독님께서도 너무 머리를 싸매고 있지 말라고 하셨다. 운동장에서 나가서 한 번이라도 더 운동하고 그렇게 준비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셨다. 그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 준비한 게 컸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철원은 후반에만 선방 6회를 기록하며 서울의 승리를 지켰다. 골과 다름없는 장면도 여러 번 있었지만, 모두 그를 피해 가지 못했다. 최철원은 공이 와서 막는 경우가 많았는지 혹은 몸을 날려서 막은 경우가 많았는지 묻는 말에 "내가 생각하기에는 직접 날려서 막은 게 많지 않았나 싶다"라고 답했다.
MOM(Man of the match)급 활약을 펼친 최철원은 자신의 승리 지분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할까. 그는 "100% 기여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요즘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이 파이팅하고 간절하게 뛰는 모습을 뒤에서 보면서 많이 느꼈다. 그 덕분에 내가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서울 선수들도 '수호신' 최철원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경기 후 동료들이 많이 축하해 줬다. '너 덕분에 이겼다'라는 얘기도 해줬다.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너무 고맙다"라며 "(고)요한이 형, (나)상호 등 다들 그랬다"라고 설명했다.
슈퍼매치라는 큰 경기였지만, 최철원은 슈팅 하나하나에만 집중하려 애썼다. 그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하지만 인생도 똑같지만, 마음처럼 잘 되진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일단 접어두고 공에만 더 집중하고 경기에 더욱 몰입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최철원은 또 다른 골키퍼 백종범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는 자신 있냐는 물음에 "우리는 항상 경쟁을 해야 한다. 그를 통해 서로 성장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며 "오늘이 터닝 포인트가 된다면 좋겠다. 터닝 포인트가 있다면 오늘 경기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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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