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도 슈퍼매치' 빅버드, 22882명 함성으로 가득 찼다...시즌 최다 관중[오!쎈 수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9.02 18: 48

아무리 슬퍼도 슈퍼매치는 슈퍼매치였다. 수원 삼성과 FC서울 팬들이 '빅버드'를 푸르고 붉은 물결로 가득 메웠다. 다만 양 팀의 희비는 극명히 갈렸다.
수원 삼성과 FC서울은 2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에서 시즌 세 번째 슈퍼매치를 치렀다. 뜨거웠던 승부는 서울의 1-0 한 골 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수원은 올 시즌 3번 열린 슈퍼매치에서 모두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홈에서 서울 상대로 6경기 연속 무승(1무 5패) 굴욕을 이어갔다. 또한 승점 22점에 머무르며 12위 강원(승점 21)과 격차를 벌리는 데 실패했다.

[사진] 팬들로 가득 찬 수원월드컵경기장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중석을 꽉 채운 수원 삼성 서포터즈.

반면 서울은 라이벌 수원을 잡아내고 6경기 무승의 늪을 벗어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진규 감독대행 체제에서 거둔 첫 승리였다.
[사진] 뜨거운 응원을 펼치는 FC서울 원정 응원석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빅버드는 팬들로 가득했다. 수원 팬들은 팀이 강등권까지 내려앉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관중석을 꽉꽉 채웠다. 1층 좌석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원정석을 제외한 모든 구역이 2층까지 오픈됐다.
원정석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서포터즈는 골대 뒤 S석을 붉은 색으로 뒤덮었다. 지난 6월 슈퍼매치에 이은 2연속 원정석 매진이었다. 서울 팬들은 최근 6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일찌감치 올 시즌 수원월드컵경기장 최다 관중이 점쳐졌다. 경기 전 수원 관계자는 온라인으로만 18000석이 넘게 나갔다며 뜨거운 예매 열기를 전했다. 당일 현장 판매분까지 합하면 2만 석도 훌쩍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무려 22882명에 달했다. 지난 6월 서울전 19513명을 가뿐히 뛰어넘는 올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이었다. 빅버드에 2만 명 넘게 몰린 것은 지난 2019년 5월 5일 어린이날(24109명) 이후 4년 만이다. 추락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수원 팬들의 응원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사진] 선제골을 터트린 일류첸코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치열한 응원전만큼이나 경기도 뜨거웠다. 전반은 서울이 압도했다. 서울은 경기 시작 1분 30초 만에 일류첸코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며 수원 홈팬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신이 난 서울 팬들은 "수원 강등"을 연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후로도 서울이 경기를 주도하며 계속해서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40분에는 김진야의 날카로운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오기도 했다. 수원도 측면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찾아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전반전 수원은 이기제의 프리킥에 이은 안병준의 헤더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슈팅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수원 팬들은 기죽지 않고 청백적 우산을 돌리며 응원을 이어갔으나 역전 드라마는 나오지 않았다. 수원도 팬들에게 힘을 얻었는지 후반 들어 카즈키를 투입한 이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분명 전반과는 다른 흐름이었다.
[사진] 선방쇼를 펼친 FC서울 최철원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서울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후반 11분 고승범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고, 후반 21분 뮬리치의 헤더는 골키퍼 최철원 선방에 막혔다. 후반 30분 고승범이 날린 결정적인 발리슛도, 경기 막판 이기제의 프리킥과 뮬리치의 굴절된 슈팅도 최철원을 넘지 못했다.
게다가 수원은 퇴장 악재까지 맞닥뜨렸다. 후반 45분 한호강이 지동원에게 위험한 백태클을 시도해 다이렉트 레드 카드를 받았다. 결국 수원은 서울의 골문을 열지 못하며 홈에서 패배를 맛봤다. 
경기 막판 서울 팬들은 "이겼다"를 외치며 열광했고, 통산 103번째 슈퍼매치는 서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빅버드에는 다시 한번 "수원 강등"이라는 외침이 울려퍼졌다. 서울 서포터즈는 '리그가 다른 26번'이라는 도발적인 걸개까지 내걸며 승리를 100% 즐겼다.
승리를 즐기는 FC서울 서포터즈.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