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신예 이예은(19)이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예은은 지난달 31일 일본 시가현 오쓰시 도레이아레나에서 열린 일본 V리그 도레이 애로우즈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일본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레이 팀부터 검색했다”라며 “어떤 팀인지 알아야 준비도 잘 하고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기기 위해서 찾아봤다”고 했다.
2022년 한국도로공사에서 프로 데뷔한 이예은은 이번이 첫 전지훈련이다. 일본 방문도 처음이라고 했다. 해외로 나가는 훈련 일정에 들뜨지는 않았을까. 이예은은 “여행이나 다른 정보는 전혀 안 찾아봤다”라며 “운동을 목적으로 왔으니까, 그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고 왔다”고 했다.
실제로 일본에 와서 부딪혀본 도레이는 어땠을까. 이예은은 “오기 전에 굉장히 강한 팀이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왔다. 그런데 도레이도 나이가 어린 선수가 많아서 그런지 기대에는 못 미쳤다”라며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차근차근 기본기를 쌓아온 친구들이라, 한국보다 더 기교적”이라고 했다.
특히 이예은은 일본 국가대표 이시카와 마유(피렌체)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이시카와는 지난 시즌 일본 V리그 최다 득점자로, 시즌을 마친 뒤 이탈리아 무대 도전을 선언했다. 이예은은 “키가 작은데 점프도 좋고 공격, 수비, 리시브, 서브 등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선수다. 어떻게 다방면으로 다 잘할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정말 아쉽다”고 했다.
이예은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다. 당시 한국도로공사는 흥국생명에 0승2패로 밀려 벼랑 끝에 있었다. 18살 신예였던 이예은은 3차전 2세트에 투입돼 당돌한 서브로 2득점을 냈다. 이예은의 서브는 경기 흐름을 뒤집었고, 결국 시리즈 전체 판도까지 바꿨다. 이예은은 “솔직히 들어갈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해서 떨리지도 않았다”라며 “감독님이 저를 투입하신 이유가 있을 테니, 거기에 부응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했다.
챔프전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에 대해 이예은은 “솔직히 좀 과분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잠깐 들어가서 분위기를 바꿨다고 해도, 언니들이 결국 도와주지 않았으면 우승은 없었을 것이다. 언니들이 잘해주신 것에 제가 끼어든 느낌”이라고 했다. 이예은은 “감독님은 경기 뒤 ‘잘했다’ 딱 이 말만 해주셨는데, 그 한마디에 많은 말이 느껴졌다”고 했다.
김종민 감독은 챔프전 3차전 뒤 이예은을 두고 “‘똘기’가 있고, 기대가 되는 선수”라고 했다. 이예은은 “어렸을 때부터 ‘너는 떡잎이 남다르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그때는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 안 했는데, 감독님이 너무 그런 얘기를 많이 하셔서 슬슬 기분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예은은 비슷한 성격으로 평가받는 신입생 박은지(19)에 대해서는 “(박)은지는 아니다. 아직 덜 자랐다. 내가 진짜이고, 걔는 짭(가짜)”이라고 했다.
이제 새 시즌을 준비하는 이예은은 팬들에게 자신의 강점을 더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예은은 “사실 수비나 리시브에 자신 있는 편인데, 코보컵 때 그런 모습을 잘 못 보여드린 것 같다”라며 “리그에 들어가면 그런 제 장점을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