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히오 레길론(27)이 다시 손흥민(31)의 곁을 떠난다. 그가 잠시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벗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한다는 소식이다.
'디 애슬레틱'은 1일(한국시간) "레길론이 토트넘을 떠나 맨유 임대 이적을 앞두고 메디컬 테스트를 완료했다. 임대료나 구매 옵션이 없는 한 시즌 임대 계약이다. 하지만 내년 1월에 임대 중지 조항이 있으며, 주급은 맨유가 부담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레길론은 오는 금요일 여름 이적시장이 닫히기 전에 이적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마르크 쿠쿠렐라(첼시)가 최우선 목표였지만, 그가 지난밤 윔블던전에 출전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만약 맨유가 1월에 쿠쿠렐라를 돌려보낼 수 있는 옵션을 원했다면, 그는 올 시즌 더 이상 3번째 클럽에서 출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유가 쿠쿠렐라 대신 레길론을 택한 데는 금액 문제도 있었다. 레길론은 공짜로 데려올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지였다. 디 애슬레틱은 "맨유의 결정적은 재정적인 이유로 내려졌다. 그들은 이적시장 마감 전에 피오렌티나 미드필더 소피앙 암라바트도 영입하길 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출신 레길론은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에서 성장한 레프트백이다. 그는 빠른 발과 직선적인 드리블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오버래핑하는 공격적인 수비수다. 그는 지난 2020년 9월 토트넘에 입단하며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발을 디뎠다.
레길론은 이적과 동시에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지만, 갈수록 단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그는 좀처럼 상대 수비수를 제치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아쉬운 집중력으로 실점 빌미를 제공하곤 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부임한 이후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콘테 감독은 레길론 대신 라이언 세세뇽과 맷 도허티의 출전 시간을 늘려갔고, 지난 시즌에는 이반 페리시치까지 새로 데려왔다. 레길론은 어쩔 수 없이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한 시즌 임대를 떠났다.
하지만 고향 스페인 무대에도 레길론이 설 자리는 없었다. 그는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라리가 11경기 출전에 그쳤고,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레길론은 결국 토트넘으로 돌아왔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프리시즌 친선전에 몇 번 나서긴 했으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진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레길론보다 데스티니 우도지와 벤 데이비스를 먼저 선택하고 있다.
이제 레길론은 맨유에서 반등을 꿈꾼다. 왼쪽 수비수 보강이 시급했던 맨유가 방출 대상에 오른 그에게 손을 건넸다. 맨유는 루크 쇼와 타이러 말라시아가 모두 부상으로 쓰러졌기에 새 얼굴을 물색 중이었다. 레길론보다는 쿠쿠렐라와 마르코스 알론소가 우선순위였지만, 모두 영입에 실패하면서 그에게 눈을 돌렸다.
이로써 레길론은 '절친' 손흥민과 재회하자마자 다시 헤어지게 됐다. 그는 이전부터 손흥민과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며 '손흥민바라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경기 중 손흥민이 득점하면 '찰칵 세레머니'를 함께했고, 손흥민 쓰러뜨린 상대 선수와 신경전에 앞장서기도 했다.
레길론은 이번 여름에도 토트넘 복귀와 동시에 손흥민에게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프리시즌 호주 투어 도중 손흥민과 약 1년 만에 만나자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그리웠어. 손날두"라고 반가워했다. 하지만 레길론은 곧바로 맨유로 떠나면서 다음에는 손흥민과 적으로 만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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