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세터 이윤정(26)이 전지훈련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윤정은 30∼31일 일본 시가현 오쓰시에서 진행 중인 일본 전지훈련에서 “일본 배구는 정교하고 세세하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많이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윤정은 또 “세트 성공률을 올려서 베스트 7 세터가 되는 것이 이번 시즌 개인적인 목표”라고 했다.
이번 전지훈련은 이윤정에게 새로운 경험이다. 실업팀 5년 차에 프로 제의를 받고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이윤정은 그간 전지훈련 경험이 없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이윤정은 일본 배구의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30일 첫 연습경기(2-2 무) 뒤 “해볼 만 한 것 같다. 다음에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뒤늦게 프로세계에 발을 들인 이윤정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빠르게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데뷔 1년 차에 곧장 신인상을 받았고, 데뷔 2년 차에는 챔피언에 오르며 ‘우승 세터’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윤정은 “아직 통합우승도 남아있다”고 했다.
이윤정의 열정 뒤에는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있었다. 이윤정은 “우승한 게 실감 날 때쯤이면 감독님이 ‘다음 시즌이 더 중요하다’고 상기시켜주신다”고 했다. 이윤정은 “세터이기 때문에 감독님께 많은 주문을 받다 보니까 솔직히 힘든 부분도 있다”면서도 “감독님과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서운해하기 보다는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윤정은 김 감독의 ‘츤데레’ 기질에 주목했다. 이윤정은 “감독님이 사실 표현을 잘 못 하셔서 칭찬도 잘 안 하신다. 그런데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너 잘할 것 같다’고 해주시는 게 굉장히 컸다”고 돌아봤다. 이윤정은 “아무래도 세터랑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감독님과 공감대는 제가 제일 클 것 같다”라며 “그런 부분에서 제가 감독님이랑 제일 친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정은 팀 선배이자 동료인 배유나도 든든한 지원군으로 뽑았다. 이윤정은 “힘들 때 (배)유나 언니랑도 얘기를 많이 했다”라며 “정신적으로 되게 많이 힘이 되어준다. 제가 힘들어하면 언니가 와서 ‘괜찮다’고 항상 먼저 말해줘서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최근 한국도로공사는 새로운 식구도 맞았다. 이윤정은 트레이드로 합류한 세터 박은지에 대해 “인삼(정관장 레드스파크스)에서 봤을 때 되게 ‘깡’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이 기대된다”고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출 반야 부키리치(세르비아)에 대해서는 “컨트롤도 좋고, 높게 타점만 세워주면 다 잘 때리는 선수”라며 “성격이 정말 좋아서 매일 이야기를 나눈다. 하루에 한국어, 영어 단어를 서로 하나씩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어느덧 프로 무대 적응을 마친 이윤정은 “프로에서 3년 차까지 해보니 훈련 시스템 등이 굉장히 체계적”이라며 “지난 시즌 초반에는 ‘혼자서 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연차가 쌓이면서 더 안정적으로 된 것 같다. 앞으로는 더 안정감을 키워서 꼭 베스트 7 세터가 되고 싶다”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