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KCC의 연고이전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KBL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 변경을 승인했다. 2001년 대전 현대를 인수하며 전주에 정착한 KCC는 22년 만에 전주를 떠나 부산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최형길 KCC 단장은 “새 체육관을 저희(KCC)보고 직접 지으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며 국회의원 외압설을 제기했다. 이어 최 단장은 “전주시와 프로야구 KBO가 야구장 건립 활용 계획을 논의하는 것을 보고 '농구는 뒷전이 됐다'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전주시에서 KCC의 숙원이었던 농구장 신축보다 연고구단도 없는 야구장 건설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이 연고이전 결심의 이유였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30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주요 이슈에 대한 KCC 구단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김인태 전주시 부시장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형길 단장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KCC가 직접 경기장을 지으라고 했다는데?
금시초문이다. 경기장은 시에서 짓는 것이다. 어느 기업도 자체 전용구장을 지어서 (프로경기를) 치른 사례는 없다. 실제로 (그런 발언이) 있는지 파악했지만, 파악이 안되고 있다. 그렇게 대놓고 이야기할 의원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신축구장 건설이 늦어진 이유는?
2017년에 경기장 신축계획을 수립했다. 설계공사도 하고 지방투자심사도 받는데 시간이 소요됐다. 토지를 구입하는데 시간이 소요됐다. KCC와 매년 1-2차례씩 세부내용에 대해 협의했다. KCC와 협의하는 과정을 경기장에 반영하다보니 시간이 소요됐다. (경기장) 설계도 끝내고 올해 추경에 예산을 반영해 조달청에 발주도 한 상태였다. 여러 행정절차로 늦어진 것은 사실이다.
- 2023년까지 신축구장을 완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는? 농구장이 올해 착공한 야구장보다도 건설이 늦어진 부분에서 KCC가 홀대로 느낄 수 있지 않나?
홀대는 아니다. 야구장, 종합경기장, 농구장이 같이 맞물려서 가는 것이다. 각 시설별로 행정절차를 밟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니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2017년에 (2023년까지 신축구장을 완공하겠다고) 약속이 된 걸로 파악됐다. 절차를 밟다보니 시간이 소요됐다. 실제 늦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주시에서도 책임을 느끼고 있다.
- 연고이전을 결정하기 전 구단과 소통시도가 없었나?
매년 협의는 채널을 유지했다. 단장, 국장님과 회의를 했다. 보름 전에 갑자기 이런(연고지 이전)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 우리는 협의를 잘 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가 터진 후 KCC와 만나려 별의 별 채널을 다 동원했지만 만남 자체가 이뤄지지 못했다.
- 그 전에 구단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을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전설이 나오기 전에도 경기장 관련해서는 (구단과) 계속 협의를 해왔다. 준공시점도 KCC에서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더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 보조경기장 문제로 건설이 늦어졌다는데?
보조경기장은 KCC 입장을 대폭 반영했다. 지금 예정대로 조달청에 발주가 돼 있다. KCC에서 숙소개념으로 (보조경기장에) 30-33개실을 확보해달라고 해서 설계에 반영했다. (앞으로) 보조경기장은 내부적으로 어떻게 할지 논의하겠다.
- 연고이전설을 언제 감지했나?
지난 주부터 구체적으로 논의가 나와서 계속 구단에게 만나자고 했다. 전주시장이 KCC 회장과 면담하려고 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KCC 구단에서) 전주시에 해줄 말이 없다고 했다. KCC와 최근에 제대로 만난 적이 없다. 이전설은 전혀 알지 못했다. KCC발 보도가 나오면서 처음 접했다.
- 전주시에서 KCC 구단에 전주실내체육관을 2025년까지 비워달라고 했다는데?
그런 적 없다. 전북대 캠퍼스 혁신파크 때문에 공사를 해야 해서 내부구조를 어떻게 할지 전북대와 전주시가 논의한 적이 있었다. (KCC가) 일정부분 군산에서도 경기를 치러야 하지 않나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국토부와 합의하면서 1단계 사업을 끝내고 새로운 경기장을 지을 때까지 실내체육관은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구단에 전달했다. 경기장을 비워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구단도 인지하고 있었다. 비워달라는 것이 아니라 KCC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한 것이다.
- 전주시가 구단을 더 적극적으로 잡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해명절차가 늦어진 부분이 있다. 경기장이 상대적으로 부산 등 대도시보다 규모가 작아서 (전주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헤어져도 대화는 하고 헤어진다. (구단이) 대화자체를 봉쇄하고 만남을 피하고 연고이전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니 우리도 당혹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23년간 전주시에서 KCC가 팬들과 함께 해왔다면 팬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작업도 있었어야 한다. 이사를 가더라도 전주시와 협상테이블에서 논의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줬어야 했다. 그런 부분이 완전히 차단돼 시입장에서 안타깝고 서운한 감이 있다.
- 구단은 마음보다는 이익이나 지역에서의 대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움직이는 것인데? 약속이 미뤄진 이유는?
본 경기장 (예산)이 495억 원이고 보조경기장까지 하면 800억 원 규모 계획이다. 투자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었다. 보조경기장 문제로 사업비가 늘어나다 보니 KCC와 협의했고, 1년 가까이 기간이 늘어났다. 그 과정에서 (건설이) 지연된 것이 사실이다. 지연된 부분은 시에서 책임이 있다고 말씀드린다.
작년까지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경기를 해왔고 경기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KCC에게도 확인했다. 2026년까지 경기장을 완공해서 숙소까지 다 들어가도록 완벽하게 해주겠다고 했는데도 이전을 결정했다. KT가 부산을 떠날 때도 (부산시와) 2-3개월 협상을 했다고 들었다. 우리는 KCC가 아예 협상을 차단하고 만나주지도 않아서 더욱 당혹스럽다.
- 구단에서 KBO 2군 경기장을 먼저 건설해서 아쉽다고 했는데?
우리는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다. (전주시에서) 농구를 포기하고 야구로 간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다. 구단에서 그런 보도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퓨쳐스 리그 이야기가 나왔지만 KBO에서 와서 (전주시에) 건의한 상황이고 검토해보겠다고 그 정도 사안이었다. 그것을 여기다 비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야구장이 농구장보다 더 먼저 착공하고 준공되는데?
야구장과 농구장 모두 2026년 준공이 목표다. 공사를 한꺼번에 발주하는 것이 아니라 따로 발주한다. 공사별로 행정절차를 별도로 받기에 일정부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야구장을 먼저 완공한다는 것은 그렇게 해서도 안되고 그렇게 한 적도 없다.
- 결국 전주시에 프로구단이 전북현대 하나만 남았는데?
시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 주변을 복합스포츠타운으로 조성하려고 한다. 축구장, 야구장, 종합경기장, 농구장, 수영장까지 넣어서 전체적으로 스포츠타운을 만들 것이다. 윈윈효과가 나서 다양한 행사도 유치하고 각종 계획을 짜서 관련된 단체도 유치하려고 장기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포츠정책을 쇄신하는 기회로 삼겠다.
- 프로구단이 전주를 떠난 책임론은?
전주시가 책임이 없다고는 안 한다. 책임을 통감한다. 현재 벌어진 상황은 돌이킬 수 없다. 기존의 월드컵 경기장 주변을 제대로 경기장을 지어서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고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전략을 짜서 전주에 맞는 구단도 종목별로 유치하겠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KCC를 지키지 못한 전주시 입장에서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말씀을 드린다. 전주시에서 분골쇄신의 기회로 삼아 스포츠정책을 전면적으로 개편하겠다. / jasosn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