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단 KCC를 빼앗긴 전주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KBL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 변경을 승인했다. 2001년 대전 현대를 인수하며 전주에 정착한 KCC는 22년 만에 전주를 떠나 부산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KCC의 연고이전이 결정된 뒤 전주시는 입장문을 내고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이전을 결정한 KCC의 어처구니없는 처사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KCC는 23년 연고지인 전주시와 팬들에게 어떠한 입장 표명도 없었다. 23년간 전주시와 시민, 팬과 동고동락한 시간은 눈앞의 이익만을 찾아 졸속으로 이전을 추진한 KCC의 안중에 없는 것”이라며 구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주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주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전주시가 구단에 했던 경기장 신축 약속을 제때 지키지 못해 연고지 이전에 결정적 빌미를 제공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분노에 찬 팬들이 전주시청 홈페이지에 항의글을 올려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팬들은 “진짜 무능함을 보여준 치욕적인 날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이 당장 입장을 표명하고 해명하라!”, “전주시가 반드시 천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노했다.
전북지역에서 스포츠 팬들이 무시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새만금 스카우트잼버리 개최 중 11일 열렸던 K팝 콘서트 장소가 6일 일방적으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됐다. 이 때문에 안방을 내주게 된 전북현대는 홈 2경기 일정이 바뀌는 피해를 봤다. 축구팬들은 반발했다.
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지역구인 이용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에 “축구 팬들이 이런 거부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에 전북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실망스럽다”고 성토했다.
콘서트장은 다시 한 번 일방적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었고 11일 무사히 치러졌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보존됐지만 전주에서 이미 취소된 두 경기는 돌이킬 수 없었다. 졸속행정으로 프로구단과 팬들만 피해자가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