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너지의 친환경성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논제가 물을 분해하는 전기는 과연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느냐 이다. 우리나라처럼 화력 발전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경우라면 타당성이 높은 주장이다.
그러나 수소가 반드시 물을 전기분해 했을 때만 생산되는 건 아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생산된 수소를 '청정수소'라고 부른다.
현대차그룹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손잡고 친환경 수소생산 기술 개발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29일 서울시 종로구 현대건설 사옥에서 현대차·기아, 현대건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매립지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친환경 수소생산 공동 기술 개발 및 사업추진을 위한 MOU’ 체결식을 열었다. 체결식에는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장 홍승현 상무, 현대건설 기술연구원장 박구용 전무, 매립지공사 자원순환기술연구소 염경섭 소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 당사자들은 향후 2년간 매립지공사에서 생산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매일 216kg 규모의 친환경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실증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34대 이상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바이오가스에서 청정수소를 뽑아내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현장이다. 바이오가스는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이 분해돼 생성되는, 메탄과 이산화탄소의 기체 혼합물을 말한다.
음식물쓰레기를 발효 처리하면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바이오가스가 생성된다. 이를 정제하고 개질 과정을 거치면 고순도의 청정수소가 만들어진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촉매 반응 공정을 위한 통합 시스템 구축을, 현대건설은 수소 생산 과정에서의 가스 선택 분리 기술 개발을 담당하며, 매립지공사는 바이오가스 전처리 기술을 연구하고 수소 생산 원료인 바이오가스를 비롯해 연구 부지 및 설비 시설을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친환경 수소 생산 역량을 도모하는 동시에 재생합성연료(e-fuel) 생산 기술도 함께 연구할 계획이다. 수소 생산 과정에서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재생합성연료를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적용하는 기술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청정수소와 일산화탄소를 합성,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만들어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해 궁극적인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매립지공사는 이번 협약으로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함께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행을 위해 필요한 청정수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장 홍승현 상무는 “이번 협약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자원순환형 에너지 기술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실증하고자 한다”면서 “향후 재생합성연료와 친환경 플라스틱 내장재 생산 같은 고부가가치 기술로 발전시켜 글로벌 탄소중립 리더로서 업계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