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팬들의 엄청난 농구열기를 대표팀은 따라가지 못했다.
필리핀남자농구대표팀은 29일 마닐라 아라네타 콜로세움에서 개최된 ‘FIBA 농구월드컵 2023 A조 3차전’에서 이탈리아에게 83-90으로 졌다. 조별리그 3전 전패를 당한 필리핀은 순위결정전으로 밀렸다.
개최국 필리핀은 대회 첫 승을 위해 뛰었다. 공동개최국 일본이 27일 핀란드에 98-88로 승리하면서 부담감이 더 심했다. 1만 6천명이 입장해 매진사례를 이룬 아라네타 콜로세움에서 필리핀 홈팬들이 일방적인 응원을 퍼부었다.
하지만 기량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필리핀은 4쿼터 중반에 63-80으로 17점을 뒤져 패색이 짙었다. 막판 필리핀의 대추격으로 종료 1분을 남기고 81-88까지 추격했지만 그것이 한계였다.
NBA 식스맨상 출신 조던 클락슨은 23점을 올렸다. 하지만 클락슨 한 명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농구로 세계와 맞서기는 무리였다. PBA MVP로 최고센터인 준마 파헤도는 4점, 4리바운드에 그쳤다. KGC에서 뛰는 렌즈 아반도는 교체로 들어가 8점을 넣었다.
필리핀에서 농구는 최고인기 스포츠다. 농구월드컵을 개최한 이번 대회서 홈팬들은 첫 승에 대한 열망이 간절했다.
지난 25일 필리핀 대 도미니카공화국의 개막전이 열린 필리핀 아레나에 무려 3만 8115명이 입장해 FIBA 농구월드컵 한 경기 최다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94년 토론토 세계선수권 미국 대 러시아전에서 기록된 3만 2616명이었다.
필리핀 아레나는 관중 5만 5천명을 수용하는 초대형 실내구장이다. 지난 1월 PBA 커미셔너컵 결승 7차전에 무려 5만 4589명이 입장해 구장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렇게 농구를 좋아하는 필리핀 팬들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첫 승을 맛보지 못했다.
필리핀이 순위결정전에서는 과연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사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