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키스 논란'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46)이 국제축구협회(FIFA)로부터 90일 직무 정지 징계를 받은 가운데, 그의 어머니는 "아들(루비알레스 회장)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영국 매체 ‘더선’은 28일(한국시간) “스페인축구협회 회장 루비알레스의 어머니인 앙헬레스 베자르는 루비알레스 회장이 나고 자란 말라가 동쪽 모트릴의 안달루시아 해안 리조트 내 있는 한 교회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베자르의 남편은 “세 아들의 아버지인 루비알레스의 진실이 인정받고, 에르모소가 사실을 말할 때까지 베자르의 단식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루비알레스 회장은 스스로 비난을 자초했다.
그는 지난 20일 막을 내린 2023 FIFA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헤니페르 에르모소(33, 스페인)의 얼굴을 붙잡고 시상대 위에서 볼을 잡고 입을 맞췄다.
에르모소는 라커룸에 돌아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순식간에 언론을 통해 소식이 퍼지면서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성추행에 해당하는 신체 접촉이란 비판이 일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루비알레스 회장은 21일 자신이 만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그는 “나의 행동은 틀렸다. 실수를 인정한다. 더 신중했어야 했다”라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도 사전 동의를 구하고 키스를 했다고 주장했다.
비난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까지 나서 “사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스페인 축구가 망신을 당했다”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고, 스페인 여자축구 리그도 “루비알레스 회장이 월드컵 우승을 더럽혔다”며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24일 에르모소가 가입한 노동조합 풋프로도 성명을 내고 “키스에 동의한 적 없다. 우리는 그러한 행위가 반드시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며 "(축구협회장이) 제재를 받고, 우리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행동으로부터 여성 축구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모범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에르모소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서도 "어떤 직장에서도 이런 동의 없는 행동의 피해자가 나와선 안 된다”며 자신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스페인축구협회는 오히려 에로모스를 고소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지난 26일 공식 성명을 통해 “루비알레스 회장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에로모스는 (키스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우리에겐 명백한 증거가 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협회는 퍼지고 있는 거짓말에 대한 진실을 하나하나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전 동의가 있었단 것을 강조한 것이다.
더불어 “81명의 스페인 여자대표 선수들이 루비알레스 회장이 사퇴할 때까지 대표 선수로 뛰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들이 대표팀으로 선택되면 뛰는 것은 ‘의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축구협회는 성명과 함께 에르모소가 시상대 위에서 루비알레스 회장과 포옹하는 사진 4장을 첨부했다. 그러면서 "에르모소가 루비알레스 회장의 발을 땅에서 들어올리기 위해 (스스로) 힘을 주고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스페인축구협회는 “에로모소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한 번도 닿은 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FIFA는 27일 루비알레스 회장에게 90일 직무 정지 징계를 내렸다.
루비알레스 회장의 어머니 베자르는 “아들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라고 외치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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