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에 부상이라는 암초가 생겼다. 그러나 여전히 재택근무를 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남자A대표팀의 9월 원정 친선경기 소집선수 명단발표 관련하여 28일 오후 13시경 보도자료 배포 예정이오니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공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스트리머의 길도 포기했다. 그동안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는 기자회견과 함께 진행되는 것이 관례였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온라인으로 펼친 기자회견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부임 때 약속했던 '한국 상주' 대신 재택근무 및 해외 출장에 많은 비중을 두며 국내파 선수들 관리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설상가상 재택 근무를 하며 ESPN, AS의 축구 프로그램 패널로 등장하면서 토트넘을 비롯한 프리미어리그 팀들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하고 해리 케인과 리오넬 메시의 동향을 평가했다.
또 일부 경기 승무패까지 내다보는 등 월드컵 16강에 오른 한국 대표팀 감독이라고 보기 힘든 행보를 보여 빈축을 샀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이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 ESPN, AS와 간담회를 진행할 때처럼 뒤에 한국 대표팀과 토트넘 머플러를 배경으로 깔아놓은 그는 자신의 지금 태도와 철학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자 간담회서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를 관전하는 동시에 월드컵 예선 조추첨 이후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논의를 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왔고 개인적인 일정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에 예전부터 자선사업을 같이하시는 분과의 일정이 있어 일주일 가량 다녀왔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계약하기 이전에 잡혀있던 일정이었기 때문에 취소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고정관념"이라면서 국내 언론과 팬들에게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원격 업무에 대해 "국제적인 차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아일랜드에 간 일정에 맞추어 손흥민 토트넘 개막전을 관전하러 영국 런던에 갔고 브랜트포드 김지수를 만날 기회도 생겨 대화를 나눴다. 이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 유럽으로 건너가 UEFA 회의에 참석하고 UEFA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을 지켜본 후 A매치 소집 직전에 유럽파 선수들을 살펴볼 예정이다"이라며 또다시 해외 일정에 대해 언급했다.
국내 합류 보다는 일단 자신에게 주어진 다른 문제와 일에 대해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한민국 부임 후 4경기 동안 단 한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감독의 입장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다. 냉정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고민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비단 아시아권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유럽 혹은 미국의 문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는 올바른 행보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의외의 선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강인(PSG)과 황희찬(울버햄튼)은 햄스트링 부상, 오현규(셀틱)는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조규성(미트윌란)도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소집 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골키퍼 송범근(쇼난)도 부상을 당해 합류가 어렵다. 그런데 국내에서 잘 처리하고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클린스만 감독은 의외의 선수를 원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승리를 거두더라도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