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학·프로 배구 유망주들이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한일전 승리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26일 경북 문경시 국군체육부대 선승관에서 개막한 '2023 문경·BUNPATTYBUN 국제 대학배구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3-1(25-11, 26-24, 13-25, 25-19)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는 총 8개국의 남자 대학과 프로팀 소속 배구 유망주들이 국제 대회를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국제적 교류와 우정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창설했다. 8개 출전국은 대한민국, 미국, 영국, 호주,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대학배구연맹과 대한배구협회가 주최하고, 경상북도 문경시와 수제버거 전문 브랜드 번패티번(BUN PATTY BUN)이 후원한다.
경기 방식은 조별 예선 리그, 준결승, 결승 3단계로 진행된다. 조별 예선 리그는 8개국이 4팀씩 A, B 2개 조로 나뉘어 풀 리그를 펼친다. 이후 각 조의 1위와 2위가 준결승(4강)에 진출한다. 조별 예선 리그 A조는 한국, 일본, 중국, 태국, B조는 미국, 영국, 호주, 베트남이 편성됐다.
준결승은 30일, 결승전은 31일에 각각 열린다. 스포츠 전문 채널인 SBS SPORTS는 준결승과 결승전 경기를 모두 생중계한다.
한국 대표팀은 26일 대회 첫 경기인 한일전에서 쾌승을 거두면서 4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한국은 이날 아웃사이드 히터인 박승수(OK저축은행) 15득점, 이준(대한항공) 14득점, 아포짓인 박예찬(경희대) 8득점으로 공격 삼각편대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미들블로커 정태준(현대캐피탈)도 9득점, 교체 멤버로 투입된 아웃사이드 히터 신성호(명지대)도 8득점을 올리는 등 선발과 교체 멤버 모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관심이 집중됐던 한국 배구 역사상 최장신인 216cm의 조진석(경희대)도 첫 국제대회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선보였다. 조진석은 1~2세트에 선발 미들블로커로 출전했다. 득점은 1득점에 그쳤지만, 초장신을 활용해 중앙 속공에 적극 가담하면서 일본 블로커들의 집중 견제를 유도했다. 그 영향으로 윙 공격수들이 수월하게 공격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주었다.
특히 조진석의 '신개념 서브'는 경기를 지켜본 팬들과 TV 중계진까지 연신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조진석은 이날 전혀 새로운 '스탠딩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했다. 기존의 대부분 선수들은 서브 강도를 높이기 위해 공을 높이 띄워놓고 점프를 해서 때리는 점프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한다.
그러나 조진석은 그냥 선 채로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했다. 그럼에도 서브 파워와 공이 날아가는 궤적이 점프 스파이크 서브처럼 위력적이었다. 자신의 초장신과 넓은 어깨를 활용한 서브였다.
한편,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1세트부터 일본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윙 공격수들이 전후 좌우에서 다양한 공격을 펼쳤고, 조진석이 초장신을 활용해 일본 미들블로커들의 견제를 이끌어내면서 전반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면서 예상을 깨고 첫 세트를 25-11로 압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2세트부터 전열을 가다듬은 일본은 특유의 끈질진 수비와 빠른 공격 스타일이 살아나면서 팽팽한 접전 양상으로 돌변했다. 한국이 듀스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내면서 사기가 더욱 올랐다.
일본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3세트는 일본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일본의 공격과 수비가 더욱 강해지면서 한국은 수세로 전환됐고 범실까지 늘어나면서 1세트와 정반대 양상이 벌어졌다. 결국 한국이 13-25로 세트를 내줬다.
4세트 초반까지도 일본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그러자 김찬호 감독은 대폭적인 선수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모색했다. 교체 작전은 주효했다. 4세트에 교체로 투입된 아웃사이드 히터 신성호(명지대), 세터 최원빈(경기대) 등이 맹활약하면서 25-19로 세트를 따내고 기분 좋은 승리로 경기를 마쳤다.
일본은 히구루마가 20득점, 마와타리가 19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한국은 한일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27일 오후 2시에 열릴 중국전에도 승리를 따내 4강 진출을 확정지겠다는 각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