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36)이 은퇴를 선언한 소회를 간단하게 밝혔다.
정찬성은 26일 싱가포르 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코리안 좀비' 메인이벤트 페더급 매치에서 맥스 할로웨이에게 오른손 훅을 내줘 3라운드 23초 만에 KO패 했다.
정찬성은 할로웨이의 강력한 오른손 주먹을 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정찬성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상태에서도 오른 펀치를 할로웨이의 안면에 적중시켜 마지막 순간까지 좀비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정찬성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만할게요"라고 짧게 은퇴를 선언한 뒤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안 난다. 내가 그만하는 이유는 나는 챔피언이 목표인 사람이다. 할로웨이를 진심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후회 없이 준비해 봤다. 나는 3등, 4등, 5등 하려고 격투기를 하는 게 아니다. 챔피언이 되려고 하는데, 톱랭커를 이기지 못하는 건 냉정하게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정찬성은 링 위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자신의 오픈핑거 글러브를 벗었다. 그리고 글러브 앞에서 큰절을 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던 정찬성은 아내 박선영 씨를 비롯한 지인들과 포옹을 나누며 경기장을 벗어났다.
정찬성은 경기 후 다음날인 2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치료를 받은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오른쪽 눈은 멍이 들었고 상처난 왼쪽 이마에는 반창고가 붙은 채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를 지켜 보고 있는 아내 박선영 씨는 여전히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아내와 경기 직후 포옹하는 모습, 할로웨이가 자신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의 사진도 함께 올렸다.
정찬성은 "모든 걸 이루진 못했지만 충분히 이룰 만큼 이뤘고 제 머리 상태에서 더 바라는 건 욕심 같아 멈추려고 한다"면서 "제가 해 온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 모두에게 감사한다. 이제 더 이상 평가받고 비교당하는 삶을 살지 않을 것 같아 홀가분하고 후련하고 또 무섭기도 하다"면서 "뭘 할지 모르겠지만 뭘 해도 최선을 다하고 뭘 해도 진심으로 해보려 한다"고 은퇴 이후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찬성은 "그동안 코리안 좀비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UFC에서 싸우는 동안 정말정말 행복했다. UFC와 션 셸비(UFC 매치메이커), 데이나 화이트(UFC 회장), 이런 인생을 살게 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싸움 상대가 되어준 맥스 할로웨이 영광이었다. 언젠가 또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자. 끝"이라고 글을 맺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