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 토트넘)에게서 '주장' 면모를 물씬 찾아볼 수 있었던 본머스전이다.
토트넘은 26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본머스와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러 2-0으로 승리했다. 개막 후 2승 1무로 3경기 연속 무패.
1라운드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던 토트넘은 2라운드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날 본머스를 상대로도 승전고를 울렸다.
이날 손흥민은 득점 소식을 들려주지 못했지만 팀의 추가골 기점 역할을 했다.
손흥민은 여러 위치에서 뛰었다. 왼쪽 측면에서 제임스 메디슨, 데얀 쿨루셉스키와 합을 맞추며 최전방 공격수 히샬리송의 뒤를 받쳤다. 히샬리송이 교체된 뒤 후반 중반부터 손흥민은 최전방 원톱으로 뛰기도 했다.
‘주장’ 손흥민은 그라운드 위 멈춰있는 시간에도 바쁘게 움직였다. 틈틈이 부상 선수들을 챙긴 데 이어 자신이 골을 넣은 것처럼 동료들의 득점을 함께 기뻐했다.
손흥민은 메디슨이 전반 17분 토트넘 데뷔골을 터트리자 함께 ‘다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올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메디슨이 짧은 시간 내 손흥민과 매우 가까워졌단 것을 짐작하게 만드는 장면이다.
손흥민이 기점 역할을 한 토트넘의 추가골은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17분에 나왔다.
상황은 이러했다. 먼저 높게 올라온 수비수 우도지의 움직임이 좋았다. 우도지는 개인기로 본머스 왼쪽 측면을 휘저은 뒤 박스 정면 바로 안쪽에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자신에게 시선이 쏠린 것을 의식하고 다시 우도지에게 공을 툭 내줬다. 환상적인 원투패스였다.
볼은 라인을 넘어가는 듯했지만 우도지가 이를 살려 공을 올렸고, 문전에 있던 쿨루셉스키가 발을 쭉 뻗어 슈팅, 골망을 흔들었다. 기점역할을 한 손흥민은 추가골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에 앞서 손흥민은 직접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전반 25분 그는 본머스 박스 왼쪽 모서리 근처에서 왼발로 회심의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은 골대 옆으로 향했다.
손흥민은 후반 막판 프리킥을 얻어낼 정도로 위협적인 움직임도 선보였다.
‘주장’ 역할을 기대대로 잘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앞서 22일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 주장 선임 소식은 토트넘 몇몇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손흥민은 (개막 후 이를) 증명하고 있다”면서 “요리스와 케인이 떠난 상황에서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준 것은 토트넘이 좋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