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딘 후 아주 오랜 기간 생각했던 모델이었는데, 상상이 현실이 돼 더 기쁘고, 너무 만족스럽네요. 어려운 일을 해준 선수단 전체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이지훈 젠지 단장)
2022 스토브리그를 앞둔 지난 해 10월 젠지는 그야말로 비상이었다. 줄어든 예산으로 인해 도란-피넛-쵸비-룰러-리헨즈로 구성된 ‘슈퍼팀’이 조각조각 날 상황까지 몰렸다. 다년계약으로 묶인 ‘쵸비’ 정지훈을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의 운명은 점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이지훈 단장이 동분서주하면서 팀의 고위 관계자들을 설득하면서 간신히 상체는 잡는 모양새가 됐지만, 2022시즌 보다 헐거워진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봇 듀오는 육성군에서 올린 ‘페이즈’ 김수환과 젠지 육성군 출신의 외부 FA ‘딜라이트’ 유환중으로 채워지게 됐다.
‘슈퍼팀’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사실상 새로운 팀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그런 팀이 2023시즌 두 차례의 시즌을 휩쓸고, LCK 역사상 통산 세 번째 3연속 우승인 ’쓰리핏’의 위엄을 달성하자 이지훈 단장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누구 보다 빨리 무대 위에 뛰어올라간 그는 선수 한 명 한 명을 얼싸안으면서 우승의 기쁨과 감격을 누렸다.
젠지는 지난 20일 오후 대전시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결승전과 T1과 경기서 상체와 하체 선수 전원이 고르게 활약하면서 3-0 완승으로 우승컵을 세 시즌 연속 들어올렸다. 아울러 다가오는 ‘2023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LCK 1번시드를 거머쥐었다.
경기 후 OSEN을 만난 이지훈 젠지 단장은 “3연속 우승은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사실 원래 슈퍼팀을 가졌으면 당연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팀을 새롭게 구성하면서 이뤄낸 성과라 더 고무적이다. 감독과 코치들이 수평적으로 선수들을 대하면서 팀 분위기가 더 좋아지고 시너지가 나와 해낸 것 같다. 그동안 다년 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했던 구상이 결과로 드러나 너무 만족스럽고 좋다”고 벅찬 우승 소감을 전했다.
결승전 부담감이 없었냐는 물음에 그는 “스프링 시즌에서 T1을 이기고 우승한 게 소중한 경험이 됐다. 예전에는 T1을 만나면 위축됐다. 한 번 벽을 뛰어넘고 나서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더 좋아졌다.딜라이트와 페이즈의 경험치가 더 채워졌다. 지난 5월 MSI애서 겪었던 실패 역시 우리에게는 오히려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며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던 그간 상황을 복기했다.
덧붙여 이 단장은 “결승전을 준비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밴픽에서 주도적으로 하면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최대한 선수단의 컨디션 유지에 만전을 기했다”라고 결승 준비 과정의 뒷 이야기까지 전했다.
컨디션 관리에 대한 추가 질문에 이지훈 단장은 “지난해 롤드컵과 올해 MSI는 선수단이 감기와 컨디션 관리가 잘되지 못했다. 이번 대전 대회를 오면서 이전 큰 대회에서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려고 했다. 기본적으로 방 온도와 식사 같은 것을 최대한 신경썼다. 우리가 부족해서 패하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컨디션 관리로 패배하는 건 너무 속상한 마음이 컸다”고 답하면서 “다가오는 월즈 역시 선수단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지훈 단장은 다가오는 ‘2023 롤드컵’에 대해서도 팀 차원에서는 선수단 컨디션 관리를, 지도자들은 남은 기간 다른 지역 팀들의 전력 분석을 통해 예전 대회의 성적을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지훈 단장은 “이번 T1고 연속 결승전을 치르는데 이번 대전 결승은 감회가 남달랐다. 이번 대회는 결승 응원에서 ‘이겼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우승할 수 있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준비해서 월즈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