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딱 한 걸음 남았다.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 3연승을 달렸다. 일본과의 예선 최종전(23일)에서 승리하면 내년 파리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권을 확보한다.
헨리크 시그넬(47·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1일 일본 히로시마 마에다 하우징 동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예선 3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이하 카자흐)을 45대24로 완파했다. 앞서 열린 예선전에서 인도(53대14 승)와 중국(33대20 승)을 상대로 2승을 거둔 대표팀은 3승째를 수확했다. 통산 전적에선 한국이 24승2패로 절대 우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전반이 시작하고 연속 2골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갔다. 카자흐 골키퍼 자낫 아이테노바(34)의 선방에 계속 막혔다.
그러나 피봇 강은혜(27·SK)가 한국의 첫 골을 넣으며 물꼬를 텄고, 이어 신은주(30·인천시청)가 균형을 맞췄다. 이후 강은혜, 강은서(24·삼척시청), 강경민(27·광주도시공사) 등 ‘3강’이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한국은 5-2로 달아났다.
카자흐가 2점 더 따라오며 5-4가 되자 시그넬 감독은 대표팀 간판 류은희(33·헝가리 교리)를 전반 11분에 투입했다. 류은희는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경기장을 밟았다. 류은희는 곧바로 김보은(26·삼척시청)이 얻어낸 7m 던지기를 성공시키며 이번 대회 첫 골맛을 봤다.
한국은 9-6에서 4연속 득점하며 13-6으로 격차를 벌렸다. 이후 양 팀은 6골씩 주고받으며 전반을 19-12로 마쳤다.
후반이 시작하자마자 대표팀은 6번 내리 골망을 흔들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6점 중 절반은 송혜수(24·광주도시공사)가 책임졌다. 그러나 후반 4분에 주장 이미경(32·부산시설공단)이 상대 마리야 시트니코바(25)와 강하게 충돌해 목에 아이싱을 받으며 교체되는 아찔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시트니코바는 이후 퇴장 당했다.
후반전 시작 8분이 지나 카자흐의 첫 득점이 나왔을 정도로 한국 선수들은 견고한 수비벽을 세웠다.
한국은 후반전 들어 몸놀림이 둔해진 카자흐 선수들을 체력적으로 압도하며 골을 퍼부었다. 한국은 31-19로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14골을 넣은 반면 5골만 허용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송혜수가 6득점으로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류은희는 7m 던지기 4골을 포함해 8득점을 기록했다. 강은혜(6골), 강경민(4골), 송지영(4골)도 힘을 보탰다.
전반부터 후반 7분까지 수문장으로 골문을 지킨 박새영(29·삼척시청)은 높은 선방률(39.1%)로 잘 버텼고, 정진희(24·서울시청) 역시 선방률 23.1%를 기록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았다.
한국은 이로써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풀리그로 치러지는 이번 예선전에선 최종 1위 한 팀만 내년 파리 올림픽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2위를 하면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다시 진출권을 놓고 다퉈야 한다.
한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를 놓친 적이 없는데, 이 중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제외하곤 모두 아시아 예선을 통해 올림픽 무대로 직행했다. 한국은 2004년엔 아시아 예선 2위를 하고 직후 열린 세계선수권 3위로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고, 2008년 아시아 예선에서도 마찬가지로 2위를 했지만 국제핸드볼연맹(IHF) 주최 올림픽예선에서 2위에 오르며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오는 23일 오후 3시에 일본과 예선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일본 역시 예선에서 인도(54대17 승), 카자흐스탄(50대28 승), 중국(35대18 승)을 차례대로 제치며 3전 전승했다. 한국이 골득실차 부문에서 일본에 3골 밀려 현재 2위다.
양 팀은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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