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가 제42회 윌리엄존스컵 국제농구대회를 최종 3위(6승2패)로 마감했다.
KGC는 20일 대만 타이베이 허핑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최종전에서 대만 A대표팀을 상대로 분전했으나 64-92로 졌다. 미국(8승)과 대만 A대표팀(7승1패)이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베스트 전력이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 임하는 KGC의 전력은 대회 초반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 8일간 7경기, 특히 14일부터 19일까지 6연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KGC의 체력은 거의 바닥이 났다.
특히 팀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주던 외국인 선수 듀본 맥스웰은 전날 대만B팀 전 이후 허리 통증이 생겨 아예 경기 전 연습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대회 초중반 잔부상을 입은 최성원과 배병준, 그리고 팀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된 이종현 등은 몸 상태 회복에 주력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상식 감독과 KGC 선수들의 투지만큼은 뜨거웠다. 김 감독은 그간 출전 시간이 적었던 이우정과 장태빈 김철욱, 김상규 등을 적극활용하며 대만 A대표팀을 상대했다. 1쿼터 선발로는 박지훈과 고찬혁, 정준원, 김경원 그리고 그나마 몸 상태가 조금 나은 브라이언 그리핀이 나왔다. 하지만 그리핀도 1쿼터 3분 30초만에 몸이 좋지 않다는 사인을 먼저 보내 벤치로 물러나버렸다. KGC는 국내 선수만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KGC는 초반 분위기를 대등하게 이끌어나갔다. 특히 2-4로 뒤지던 1쿼터 7분 14초에 고찬혁이 3점슛과 파울로 얻은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하는 4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정준원의 드라이브인과 김철욱의 자유투 2개로 5분 5초까지 10-10으로 맞섰다.
하지만 대만 A대표팀이 2m10의 외국인 출신 센터 아티노 윌리엄 조셉으로 외국선수가 없는 한국의 약점을 공략하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다행히 종료 직전 김상규의 버저비터 3점슛이 터지며 1쿼터는 18-22로 마무리됐다.
2쿼터 초반 분위기는 대만 A대표팀이 주도했다. 집요하게 조셉의 포스트업을 앞세운 끝에 2분 만에 28-18로 10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KGC는 동요하지 않았다. 7분29초 김상규의 3점슛이 터졌고, 고찬혁의 미드레인지 점퍼와 고찬혁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김경원의 골밑슛이 연달아 터지며 격차를 줄여나갔다. 급기야 3분49초를 남기고 왼쪽 코너에서 고찬혁의 3점슛이 깔끔하게 림을 통과하며 32-34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투입된 장태빈과 조은후 등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연이은 턴오버 등을 범하면서 주도권이 급격하게 대만 쪽으로 넘어갔다. 김 감독은 뚝심있게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지만, 팽팽한 경기를 풀어가기에는 아직 모자란 점이 있었다. 대만은 2m5의 층시앙춘과 조셉의 트윈타워를 앞세웠고, KGC의 턴오버를 차곡차곡 속공 득점으로 이어가며 점수를 쌓았다. 결국 전반은 36-50으로 끝이 났다.
3쿼터에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대만 A대표팀은 조셉을 중심으로 다양한 오펜스 루트를 가동하며 점수 차이를 벌려나갔다. KGC는 리바운드에서 5-15로 크게 밀리면서 좀처럼 주도권을 회복하지 못했다. 대만 A대표팀의 조셉은 3쿼터까지 26분 11초를 뛰며 30득점-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의존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또 다른 2m대 장신 층시앙춘도 10득점-6리바운드로 높이에서 KGC를 압박했다. 3쿼터가 끝날 무렵 점수 차는 이미 48-79로 벌어져 버렸다. 국내 선수들의 경험치를 쌓는 데 주력한 KGC가 따라붙기에는 벅찬 격차였다.
그래도 김 감독과 뚝심 있게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승부보다는 이번대회 참가 본연의 목적인 '다양성의 실험과 실전 훈련'을 위한 경기 운용이었다. 앞선 7경기에 한 번도 나오지 못했던 포워드 유진, 그리고 경험이 더 필요한 가드 이우정과 조은후, 장태빈이 4쿼터를 맡았다. 비록 졌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귀중한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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