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명승부의 연속이었다. 2-0으로 앞서다가 2-2까지 쫓겼던 T1이 ‘승승패패승’ 이라는 한편의 드라마로 LCK 최초 5연속 결승전에 진출한 팀이 됐다.
T1은 19일 오후 대전시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최종 결승 진출전 KT와 경기서 1, 2세트를 먼저 잡았지만, 3, 4세트를 내주면서 2-2 동점을 허용, 쫓기던 상황에서 마지막 5세트를 극적으로 잡고 3-2 승리를 거뒀다. ‘구마유시’ 이민형이 장로 드래곤 버프를 내주고 홀로 살아남은 상황에서 본진을 지켜내면서 결승행의 일등 공신이 됐다.
승자는 결승 진출 뿐만 아니라 롤드컵 최소 2시드를 확보 등 많이 것이 걸린 승부답게 1세트 밴픽부터 치열한 수싸움이 오갔다. 첫 밴 페이즈에서 무려 5개의 서포터 밴이 적용됐고, 나머지 한 자리도 자야로 봇 6밴이 적용됐다.
여기에 2페이즈에서 서포터 3밴과 루시안이 추가되면서 봇 10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왔다. T1의 강한 압박에 KT는 신지드 서포터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기분 좋게 흐름을 탄 쪽은 T1이었다. 초반부터 ‘페이커’ 이상혁의 아지르가 ‘비디디’ 곽보성의 제라스를 상대로 킬을 챙기면서 기분 좋게 시작한 T1은 이상혁의 아지르를 중심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면서 1세트를 31분, 2세트를 32분만에 승리, 2-0으로 일찌감치 매치 포인트를 찍었다.
1, 2세트를 허무하게 패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린 KT는 다시 블루 진영을 선택하면서 트리스타나와 제리의 투원딜 조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아트록스와 자야를 밴하지 않은 고집스러움에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탄식이 울려퍼졌으나, 앞선 1, 2세트와 달리 침착하게 스노우볼을 굴리면서 3세트를 만회하고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3세트 첫 드래곤 전투부터 우위를 점하면서 스노우볼을 굴린 KT는 연달아 교전을 통해 킬을 챙기면서 18분경에는 글로벌골드 5000 이상을 벌리는 압도적 운영으로 주도권을 틀어쥐고, 한 세트를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3세트에 이어 ‘페이커’를 의식해 아지르를 밴한 KT는 추가적으로 ‘오너’ 문현준을 겨냥해 마오카이 세주아니 카직스 리신을 차례대로 금지했지만, KT의 의도와 달리 4세트 초반 흐름을 잡은 쪽은 T1이었다.
1분만에 ‘리헨즈’ 손시우의 라칸이 점멸이 빠지면서 그로 인해 봇 구도가 완벽하게 T1쪽이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손시우는 11분경에는 초시계를 허무하게 사용하면서 더욱 더 T1이 이길만한 판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KT에게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 미드와 봇에서 라인전이 밀리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우위를 근소하게 잡았던 ‘기인’ 김기인의 라이즈가 특급 캐리로 극도롤 불리했던 경기를 뒤집으면서 세트스코어의 균형을 2-2로 맞췄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마지막 5세트였다. T1이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리면서 유리한 구도를 잡았지만, KT가 두 번의 바론 버프 스틸을 통해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고, 미드 2차 포탑 앞 한타를 승리하면서 흐름을 뒤집었다. 유리한 상황을 내줬던 T1도 34분 뺏기기만 하던 바론 버프를 스틸 하면서 전선의 긴장을 한껏 더 끌어올렸다.
승부는 38분 교전에서 KT가 장로 드래곤 버프를 가로채면서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지만, 결국 다음 한타에서 T1이 KT의 주 공격수 ‘에이밍’ 김하람을 쓰러뜨리면서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데 성공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