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 토트넘)과 영혼의 파트너를 자랑했던 해리 케인(30, 뮌헨)이 이제는 김민재(27, 뮌헨)와 새로운 브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19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브레멘 베저슈타디온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베르더 브레멘을 4-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12경기 연속 리그 무패행진을 달린 뮌헨은 분데스리가 12연패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김민재와 케인의 분데스리가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나란히 선발출전해 뮌헨의 공수를 책임졌다. 케인은 전반 4분 만에 사네의 선취골을 어시스트하며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케인은 후반 29분 오른발 슈팅으로 역사적인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터트렸다. 1골, 1도움으로 대폭발한 케인은 후반 39분 마티스 텔과 교대했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센터백 콤비를 이룬 김민재 역시 무난한 수비를 선보였다. 다만 후반 10분 옐로카드를 받은 김민재는 68분을 소화한 뒤 마타이스 데 리흐트로 교체됐다.
손흥민과 케인은 그야말로 영혼의 파트너였다. 2015년 손흥민이 토트넘에 합류한 순간부터 둘은 최고의 공격콤비로 거듭났다. 케인은 15-16시즌 25골, 16-17시즌 29골, 20-21시즌 23골로 세 번이나 득점왕을 차지했다. 케인의 득점왕 등극에 손흥민의 지분도 매우 컸다.
손흥민 역시 케인의 도움으로 득점을 많이 했다. 손흥민은 21-22시즌 23골로 모하메드 살라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케인의 패스로 손흥민이 득점한 장면도 많았다. 두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47골을 합작하며 가장 많은 득점을 이룬 콤비에 등극했다. 이는 기존 1위 디디에 드록바와 프랭크 램파드가 세운 36골 합작을 훌쩍 뛰어넘은 대기록이다.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산 213골을 넣어 앨런 시어러(260골)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라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도 통산 280골을 넣어 단연 최다골 1위에 올라있다. 케인이 토트넘에 남아 손흥민과 계속 뛰었다면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 경신도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케인은 득점왕보다 우승트로피를 더 원했다. 수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가능한 빅클럽으로 이적을 요구했던 케인은 결국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그가 분데스리가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 도전은 잠시 멈췄지만 원하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케인은 “새로운 클럽에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해 아주 행복하다. 선제골이 일찍 터진 것이 명백하게 도움이 됐다. 승부를 일찍 결정지을 수 있는 플레이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자신의 패스가 4분 만에 도움으로 기록되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는 의미다.
케인은 자신의 꿈을 이루게 해줄 새로운 파트너 김민재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개막전 승리 후 케인은 “우리가 수비를 더 잘했다. 무실점 경기는 날 아주 행복하게 한다”며 김민재를 포함해 수비진을 칭찬했다.
부부처럼 항상 붙어 다녔던 손흥민과 케인은 이제 헤어졌다. 케인은 새로운 파트너 김민재와 함께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영혼의 파트너도 잃고 팀 전력도 떨어진 손흥민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