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언제나 친구들은 물론이고 적에게도 존경받는 위치에 있다."
'캡틴'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이 엔지 포스테코글루(58) 감독에게 또 한 번 극찬을 받았다.
토트넘은 20일 오전 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브렌트포드전을 되돌아보며 "팬들과 클럽 관계자들이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기쁘다. 우리에게 좋은 출발이었다. 우린 아직도 원하는 플레이와 훈련 방식에 있어서 아주 초기 단계"라며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는 여러 번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주장단 이야기도 나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13일 위고 요리스 대신 손흥민을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1882년 토트넘이 창단된 이래로 비유럽 국적으로 주장직을 맡은 선수는 그가 최초다.
어느덧 토트넘에서만 9시즌째를 맞은 손흥민은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선수단을 이끈다. 그는 "이렇게 거대한 클럽의 주장이 되는 건 정말 큰 영광이다. 매우 놀랍고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며 "이미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가 주장처럼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라고 다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쏘니는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 새로운 주장을 뽑기 위한 이상적인 선택"이라며 "모두가 쏘니는 월드 클래스 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라커룸에 있는 모두에게 엄청난 존경을 받는다. 그는 선수단 내에서 그룹을 뛰어넘는다. 단지 그가 인기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한국의 주장으로서 성취한 것 때문"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첫 경기부터 남다른 리더십을 뽐냈다. 브렌트포드전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하기 전 돌연 원정 팬들 앞으로 다가가더니 서로 어깨동무하며 승리를 다짐했다. 보통은 경기장 중앙에서 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정 응원을 온 토트넘 팬들을 위한 보답이었다.
이처럼 특별한 '허들(어깨동무한 채 구호를 외치는 의식)'은 손흥민의 아이디어였다. 매디슨은 경기 전날 손흥민에게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어젯밤에 손흥민에게 문자가 왔다. 허들을 운동장 중앙이 아닌 원정 팬들 앞에서 하자고 했다. 쏘니의 좋은 아이디어였다"라며 "그 덕분에 팬들도 우리에게 고마워했을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하나로 잘 뭉쳤는지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더 부트 룸'은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손흥민은 케인의 뒤를 이을 매우 인기 있는 선수였고, 자연스럽게 주장 적임자로 여겨졌다.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에서 111경기, 토트넘에서 373경기에 출전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한 그가 빠르게 주장으로 선택된 일은 전혀 놀랍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의 빈자리도 메우는 중이다. 더 부트 룸은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아래서 새로운 중요한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손흥민이 그 길을 선도할 것"이라며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 라커룸을 이끌고 있고, 경기장 위에서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찾고 있다. 포스테코글루도 지난 몇 년간 팬들이 부르짖어 온 축구 철학을 이식하고 있다. 케인은 떠났지만, 그가 남긴 구멍은 이미 유능한 이들이 채워나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흡족함을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주장단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들은 잘하고 있다. 쏘니는 한국 대표팀 주장을 맡아왔고, 언제나 친구들은 물론이고 적에게도 존경받는 위치에 있다"라며 "손흥민은 솔선수범하며 매일 열심히 훈련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그 역할을 받아들였다. 그와 매디슨, 로메로, 이제 그들의 역할이다. 무엇을 만드는가는 그들에게 달려 있다. 나는 그들이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어떤 환경을 만들고 싶은지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과정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한편 토트넘은 추가 영입 없이 이적시장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토트넘은 케인이 떠난 만큼 기프트 오르반(헨트), 브레넌 존슨(노팅엄 포레스트) 등 새로운 공격수를 노리고 있지만, 협상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가 계속해서 선수들을 영입할 순 없다. 선수단 인원이 너무 많다. 선수들은 모두 경기에 뛰고 참여하길 원하기 때문에 훈련과 선수들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다"라며 "우리는 선수단을 정리하고, 보강이 어떻게 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 2주가 남았다. 분명히 어떤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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