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 한국대표팀 감독의 얼굴을 보기가 참 쉽지 않다. 국내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부임한 클린스만은 부임 후 5개월이 지났지만 국내에 실질적으로 머문 기간은 50여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에서 휴가로 보내거나 유럽에서 유럽파 선수들을 관찰하는데 투자했다. 부임 전 약속했던 ‘국내상주’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6월 페루,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을 치른 뒤 곧바로 미국으로 날아가 약 4주간 휴식을 취했다. 7월 24일 귀국한 클린스만은 일주일가량 국내에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8월 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재 그는 유럽에 머물고 있는 것이 비공식적으로 확인됐다.
국내에 대표팀 관련한 문제가 산적한 상황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사실상 해외파 선수들만 챙기는 모양새다. K리그 현장에서는 ‘대표팀 감독이 해외파만 챙기는 것이 아니냐?’는 박탈감이 생기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달 27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본부에서 2026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 추첨식을 열었다. FIFA랭킹 28위 한국은 중국, 태국, 싱가포르-괌 1차 예선 승자와 함께 C조에 배정됐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조편성 결과나 전략에 대해 여전히 어떠한 멘트도 내놓지 않았다. 같은 날 아시안게임 조편성 결과가 나오자마자 각오를 밝힌 황선홍 감독과 대비되는 상황.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차출 등 클린스만은 A대표팀 감독으로서 타팀 감독과 긴밀하게 협조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하지만 그가 국내에 상주하지 않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한국대표팀은 9월 유럽원정에서 웨일스, 사우디와 평가전을 갖는다. 10월에는 국내에서 튀니지를 만난다. 클린스만 감독은 계속 외국에 머물다 곧바로 유럽에서 대표팀을 지휘할 계획이다.
원격지휘 논란이 거세자 대한축구협회는 17일 클린스만 감독의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하지만 이마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기자회견 내용이 곧바로 팬들에게 전달되지도 않는다. 기자회견은 언론사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기자회견 내용은 엠바고에 묶여 특정 시점이 지난 이후에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온라인 기자회견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의 속시원한 대답을 듣기에 한계가 있다. 가뜩이나 통역의 문제가 있는데다 질문의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언론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클린스만 감독과 소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