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가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에게 특별한 작별 인사를 남겼다.
네이마르는 PSG와 6년간 동행을 마무리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로 떠났다. 알 힐랄은 16일(한국시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PSG로부터 네이마르를 영입했다"라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이며 네이마르의 등번호는 10번이다.
계약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영국 'BBC' 등 유럽 매체들에 따르면 이적료만 9000만 유로(약 1314억 원)가 넘는다. 네이마르는 추가로 슈퍼카 8대와 브라질을 오갈 수 있는 개인 제트기, 방 25개 이상·사우나 3개 이상·40m짜리 수영장이 딸린 대저택, 전속 요리사와 하우스 키퍼 5명 등 엄청난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마르가 받게 될 연봉도 상상 이상이다. 그는 연간 1억 5000만 유로(약 2189억 원)를 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보너스 조항 등 부가 옵션에 따라 2년간 최대 4억 달러(약 5348억 원)까지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네이마르는 유럽 커리어를 마무리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17년 2억 파운드(약 3399억 원)에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벗고 PSG에 합류하며 세계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웠지만, 만 31세의 나이에 '오일 머니' 중동으로 떠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전개다. 네이마르는 지난 2월 경기 도중 고질적인 발목 부상을 입었고, 수술대에 오르며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다. 네이마르는 올여름 프리시즌에도 부상을 이유로 쭉 결장하다가 이달 초 전북 현대전에서 복귀했다.
네이마르는 한국에서 열린 전북과 프리시즌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다. 그는 예상을 깨고 풀타임을 소화하며 여전한 클래스를 뽐냈고, 절친한 사이가 된 이강인과도 약 20분간 호흡을 맞췄다. 네이마르의 플레이는 2023-2024시즌 활약을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PSG는 네이마르와 동행을 이어갈 생각이 없었다. PSG는 엄청난 연봉을 받는 스타 플레이어들로 선수단을 꾸리는 '갈락티코' 시대에서 벗어나 젊은 선수들도 팀을 개편하고자 했다. 결국 네이마르도 정리 대상에 이름이 올랐다.
프랑스 'RMC 스포르트'에 따르면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루이스 캄포스 단장은 네이마르와 마르코 베라티, 헤나투 산체스, 위고 에키티케, 후안 베르나트 등 최소 5명을 불러 그들이 새로운 시즌 구상에서 제외됐다고 통보했다. 심지어 올여름 팀을 떠나라는 권유까지 했고, 공식 사진을 찍는 미디어데이에도 부르지 않았다.
결국 네이마르는 떠날 수밖에 없었고, 알 힐랄로 향했다. 그는 친정팀 바르셀로나 이적을 원했으나 바르셀로나는 그의 높은 임금을 부담할 수 있는 재정 상황이 아니었다. 네이마르는 1992년생으로 아직 충분히 제 실력을 보여줄 수 있기에 많은 팬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흥민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손흥민 역시 올여름 사우디 무대 러브콜을 받았다. 알 이티하드가 그에게 연봉 3000만 유로(약 438억 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가 토트넘에서 받고 있는 연봉 1160만 유로(약 169억 원)의 3배에 달하는 액수다.
하지만 손흥민은 오일 머니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에겐 변화 중인 토트넘에 남아 프리미어리그 생활을 이어갈 생각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6월 A매치 이후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는 기성용(FC서울)의 말을 언급하면서 "지금 돈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손흥민은 돈이 아닌 '축구'를 선택했다. 그는 이후에도 '풋볼 런던'과 인터뷰에서 "아마 내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가고 싶었다면 여기에 없었을 것"이라라며 "나는 축구를 좋아한다. 물론 돈도 중요하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을 꿈꾸고 아직 할 일이 많다. 지난 시즌 아픔이 있었기에 이번 시즌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네이마르가 떠나면서 가장 아쉬워 할선수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지난달 PSG에 입성하자마자 네이마르와 절친한 사이가 됐기 때문이다. 둘은 각각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기에 언어 장벽 없이 소통한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과 네이마르 조합은 처음부터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두 선수는 훈련장에서부터 즐겁게 장난치며 깜짝 케미를 자랑하더니 일본과 한국 투어에서도 계속해서 붙어 다녔다. 훈련 때나 벤치에 앉아있을 때, 심지어는 버스로 이동할 때도 맨 뒷자리에 함께 앉아 장난을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나이 차이는 9살이나 되지만, 영락없는 절친 사이였다. 네이마르는 이강인의 소셜 미디어 게시글에 '강이뉴'라는 댓글과 함께 두 눈이 하트로 바뀐 이모지를 남기며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강인 역시 네이마르와 '브로맨스'에 관해 묻자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많은 이들이 이강인-네이마르가 경기장 위에서 보여줄 찰떡 호흡을 기다렸다. 둘은 지난 전북전에서 약 21분간 함께 경기장을 누비긴 했지만, 눈에 띄는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네이마르가 떠나면서 두 선수의 제대로 된 케미는 볼 수 없게 됐다.
짧은 인연을 마무리하게 된 이강인과 네이마르는 애틋한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강인은 소셜 미디어 계정에 네이마르와 다정히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특별했다. 정말 고맙다.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비란다"고 전했다.
네이마르도 이강인에게만큼은 특별히 인사말을 남겼다. 그는 다른 동료들의 게시글은 그냥 공유만 하거나 단순한 이모지 혹은 "고마워"라고만 추가했지만, 이강인의 인사에는 따로 답을 남겼다.
네이마르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너는) 이미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나중에 보자, 아들"이라고 답했다. 이강인과 네이마르가 지난 한 달 새에 얼마나 깊은 친분을 쌓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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