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위대한 감독이라 문제인 것일까.
첼시는 14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탠퍼드 브리지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에서 리버풀과 1-1로 비겼다. 승점 1점씩 나눠가진 두 팀은 중위권에서 찜찜하게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두 팀 모두 비시즌 이적생이 많아 아직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두 번의 VAR 끝에 두 골이 취소되는 등 애매한 상황도 연출됐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에 비해 경기력이 저조했다.
기세를 탄 리버풀은 전반 29분 살라가 일대일 찬스에서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 끝에 오프사이드로 골은 취소됐다.
첼시도 반격했다. 전반 37분 제임스의 크로스를 칠웰이 헤더로 연결했다. 쇄도하던 디사시가 넘어지면서 때린 슈팅이 동점골로 연결됐다. 불과 2분 뒤 칠웰의 역전골까지 나왔지만 VAR로 취소됐다.
논란의 장면도 나왔다. 후반 7분 소보슬러이의 코너킥을 디아스가 헤더로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첼시의 핸드볼 파울이 의심됐지만 VAR 끝에 페널티킥은 주어지지 않았다.
두 팀은 후반전 선수를 대거 교체하며 결승골을 노렸다. 후반 48분 다윈 누녜스의 슈팅까지 빗나가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첼시 리그 데뷔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장 내에서 승부는 무승부였지만 밖에서는 확연히 승부가 갈렸다. 첼시는 리버풀과 영입 경쟁 중이던 카이세도와 라비아 두 명의 미드필더를 영입하는 것을 앞두고 있다. 두 팀 모두 중원 보강이 절실한 강팀이었지만 영입 전쟁에서 첼시가 완전히 압승을 거둔 것이다.
특히 이번 여름 이적 시장서 리버풀은 조던 헨더슨-파비뉴-나비 케이타-제임스 밀너-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아르투르 멜루를 이적 혹은 임대 복귀 등으로 떠나 보냈다. 대신해서 도미닉 소보슬라이와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를 데려왔지만 절대적인 수에서 부족한 상태다.
리버풀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는 'BBC'의 먼데이 나잇 풋볼에 출연해서 팀의 사정이 엉망이로 꼬집었다. 그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리버풀의 움직임은 엉망진창이다. 농담하는 것 같고 그냥 당황스럽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캐러거는 "리버풀은 이미 지난 시즌부터 중원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왔다. 하지만 하나도 진행되지 않았다"라면서 "하지만 이는 구단주의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구단이 필요하다면 역대 최고 이적료라도 지불해서 카이세도를 데려오려고 했다"고 꼬집었다.
캐러거가 리버풀 이적 시장의 핵심 원인으로 택한 것은 클롭 감독. 리버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클롭 감독이지만 이적 시장에서 움직임은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마이클 에드워드 단장이 떠난 이후 후임 줄리안 워드는 클롭 감독과 관계서 문제가 생겨 한 시즌만에 사임했다.
결국 단장을 구해야 했던 리버풀은 클롭 감독의 지인인 외르크 슈마트케를 '3개월' 단기 계약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이는 대실패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캐러거는 "애시당초 리버풀이 대성공을 거둔 것은 클롭 감독 뿐만 아니라 에드워즈와 워드의 영향력도 컸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석연치 않게 떠났다"라면서 "대체 그런 핵심 인물들이 왜 떠나는지 알아야 한다. 클롭 감독의 지인인 슈마트케가 왔지만 단기 계약이다. 그런 상황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슈마트케 임시 단장에 대해 커러거는 "애시당초 맥 알리스터와 소보슬라이를 데려온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냥 바이아웃을 지불하고 데려온 것이다. 그들을 제외하곤 제대로 된 영입 협상을 하지 못했다. 특히 라비아의 이적료를 맞춰주지 못하며 놓쳤다. 그래서 지금 리버풀의 문제는 구단주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