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생각으로 손흥민이 선수들한테 여러 가지 제안했다".
토트넘은 1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다. 빅4를 노리는 토트넘은 케인의 부재를 절감하며 삐걱거리면서 시즌을 시작했다.
해리 케인과 위고 요리스의 이적으로 주장에 선임된 손흥민의 첫 경기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리그 데뷔전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75분만 뛰고 교체됐다. 그는 전반 26분 브렌트포드의 동점 페널티킥의 빌미를 주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케인이 빠진 자리는 히샬리송이 원톱으로 나섰다.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2선에서 공격에 나섰다. 공교롭게 토트넘은 공격진이 무득점에 그친 가운데 수비수들이 두 골을 뽑았다. 플레이메이커 매디슨은 날카로운 패스로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히샬리송, 손흥민 등 공격진들은 해리 케인이 빠진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전술을 구사했다. 이날 토트넘은 69%의 점유율과 19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과는 숫자에 미치지 못했다.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선제골을 넣고 내리 두 골을 실점했다. 에메르송이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넣었다. 슈팅은 많았지만 정작 골은 수비수들이 넣었다.
그래도 메디슨의 데뷔전은 인상적이었다. 레스터 시티에서 영입된 메디슨은 특유의 킥력과 세트 피스서 파괴력을 뽐내면서 케인 없는 토트넘의 새로운 옵션으로 떠올랐다. 브렌드포드전에서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인 메디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캡틴' 손흥민의 리더십과 팬 사랑에 대해서 극찬을 보냈다.
손흥민을 보좌하는 부주장으로 임명된 메디슨은 새 주장에 대한 찬사로 가득했다. 그가 밝힌 비밀 에피소드도 큰 관심을 받았다. 먼저 그는 브렌드포드전에 대한 토트넘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쏘니가 경기 전날 나에게 문자를 보내서 원정 팬들 앞에서 허들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토트넘 선수들은 원정팬들 앞에서 허들을 하거나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이 모두 손흥민의 제안으로 인한 것. 쉽지만 누구나 하는 일은 아니기에 메디슨은 손흥민이 얼마나 팬을 생각하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강하게 언급했다.
메디슨은 "손흥민은 팬들이 우리와 함께 뛴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 그들 앞에서 경기 전 허들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사전에 연락한 이후 선수들을 모아서 원정팬 앞에서 뭉치게 했다"라면서 "나는 팬들이 손흥민의 리더십과 팬사랑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 리더십에 대해서 극찬한 메디슨은 "팬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존재다. 그들은 우리를 많이 도와준다. 만약 우리가 그들의 사랑에 존경심으로 보답할 수 있다면 좋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손흥민의 제안으로 원정팬 앞에서 허들한 것을 통해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었다면 최고의 결과"라고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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