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손흥민(31, 토트넘)과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서로 맞는 궁합일까.
토트넘은 1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다. 빅4를 노리는 토트넘은 케인의 부재를 절감하며 삐걱거리면서 시즌을 시작했다.
해리 케인과 위고 요리스의 이적으로 주장에 선임된 손흥민의 첫 경기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리그 데뷔전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손흥민은 75분만 뛰고 교체됐다. 그는 전반 26분 브렌트포드의 동점 페널티킥의 빌미를 주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케인이 빠진 자리는 히샬리송이 원톱으로 나섰다.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2선에서 공격에 나섰다. 공교롭게 토트넘은 공격진이 무득점에 그친 가운데 수비수들이 두 골을 뽑았다. 플레이메이커 매디슨은 날카로운 패스로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히샬리송, 손흥민 등 공격진들은 해리 케인이 빠진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전술을 구사했다. 이날 토트넘은 69%의 점유율과 19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성과는 숫자에 미치지 못했다.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선제골을 넣고 내리 두 골을 실점했다. 에메르송이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넣었다. 슈팅은 많았지만 정작 골은 수비수들이 넣었다.
현재 토트넘의 전력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돋보이지 않는다. 과연 토트넘이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등 빅4를 상대로도 높은 점유율을 잡으며 더 많은 슈팅숫자를 가져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셀틱시절의 축구철학을 그대로 가져가기에는 토트넘의 스쿼드가 너무 약하다.
주장완장을 찬 손흥민 역시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돋보이지 않았다. 역습위주의 전략에서 돋보이는 손흥민 특유의 시원한 드리블과 치고 달리기도 보기 힘들었다. 최전방에서 손흥민과 찰떡호흡을 보였던 해리 케인이 빠지면서 손흥민의 위력도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히샬리송은 손흥민의 파트너로 여러모로 부족했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는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 이상적인 프리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몇몇 선수는 육체적으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느꼈다. 일부 선수들은 그 도전을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출발이었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았다. 선수들이 2실점 후 열심히 만회하려는 자세가 좋았다. 단지 마무리가 부족했다”며 자신의 데뷔전에 합격점을 부여했다.
주장완장까지 찬 손흥민은 토트넘의 새 얼굴이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술변화를 위해 후반 30분 손흥민을 제외했다. 지난 시즌 손흥민과 극악의 호흡을 보였던 이반 페리시치가 교체로 들어갔다. 해리 케인이 빠지면서 포스테코글루가 손흥민 위주의 공격전술을 펼칠 것으로 보였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돋보이기는 쉽지 않다. 주장이 된 손흥민이 더 많은 것을 희생하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