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30)이 정든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서 새출발 한다.
뮌헨은 1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으로부터 케인을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6월까지"라고 공식발표했다. 케인의 등번호는 9번이다. 그의 이적료는 옵션 포함 '뮌헨 구단 역대 최대' 1억 2000만 유로(1750억 원)로 알려져 있다. 또 케인은 연간 2500만 유로(364억 원)를 받는다.
헤르베르트 하이너 뮌헨 회장은 “케인을 환영한다. 그를 품기까지 끈기, 인내가 필요했는데, 영입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케인은 뮌헨의 자산이 될 뿐만 아니라 분데스리가의 진정한 자산이 될 것이다. 케인은 우리에게 꿈의 선수였고, 그는 축구 능력과 성격 면에서 뮌헨 DNA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월드클래스 중앙 공격수다. 뮌헨에서 그의 성공은 계속될 것이며 우리 팬들은 현시대 최고 골잡이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말했다.
케인은 “뮌헨의 일원이 돼 매우 기쁘다”면서 “뮌헨은 빅클럽 중 하나다. 최고의 수준에서 경쟁하며 나를 증명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케인의 이적 과정은 쉽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급박했다.
앞서 이날 12일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케인이 개인 비행기를 두 번 연기하는 혼란스러운 하루를 보낸 뒤 메디컬 테스트(11일)를 위해 뮌헨에 도착했다”라고 설명했다. 케인은 아내, 아버지, 동생 찰리와 함께 뮌헨으로 향했고, 서류에 도장을 찍기 전 밟아야 하는 절차를 빠르게 처리했다.
뮌헨은 4번이나 토트넘 문을 두드린 끝에 케인을 쟁취했다. 하이너 뮌헨 회장이 ‘끈기’와 ‘인내’를 언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토트넘은 뮌헨의 제안을 3차례나 거부했다. 뮌헨의 1억 유로(약 1500억 원)의 제안도 거절한 바 있다.
뮌헨은 2차 제안 당시 이적료 8000만 유로(1151억 원)에서 한 발 물러서 1억 유로에 별도의 부가 계약이 담긴 오퍼를 토트넘에 넣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원하는 1억 2000만 파운드(2011억 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었으나 초기 1차 제안 이적료 7000만 유로에서 1억 유로는 많이 끌어올린 거액이다. 뮌헨 역대 최대 이적료에 해당한다. 그러나 3차 제안에도 토트넘의 반응은 차가웠다.
4차 제안 만에 뮌헨은 토트넘의 마음을 돌렸다. 유럽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토트넘은 3차 제안 금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옵션 조항 포함 총액 1억 2000만 유로(1747억 원)의 뮌헨 제안을 수락했다.
확실한 공격수가 필요했던 뮌헨은 원하는 퍼즐 조각을 손에 넣었다.
12연속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에 도전하는 뮌헨은 지난해 7월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5)의 대체자를 최근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올여름 케인 영입에 미친 듯이 열을 올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케인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간판 공격수다. 뮌헨이 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선수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EPL 320경기에 출전해 현역 선수 중 최다인 213골을 넣었다. 은퇴 선수를 포함해도 앨런 시어러(53, 260골)에 이은 역대 2위다.
그는 이제 독일 무대에서 골잡이 능력을 뽐낼 준비를 마쳤다.
한편 케인은 뮌헨발 공식발표가 나오기 직전 토트넘 팬들에게 직접 작별인사를 고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오늘부로 클럽을 떠나게 됐다. 토트넘 팬들에게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전한다"면서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떠나게 돼 슬프기도 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11살 어린 소년에서 지금 30살이 되기까지 토트넘에서 약 20년 동안 뛰었다. 그동안 멋진 순간들과 특별한 추억을 많이 쌓았다. 영원히 간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케인 "모든 팀 동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또 나의 코치들, 모든 감독, 스태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트넘 팬에게 고맙다는 것"이라며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만들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왔다. 또 좋은 순간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왔다. 이젠 떠나기 적절한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을 응원했다. 케인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모든 토트넘 선수들을 향해 행운을 빈다. 나는 팬으로서 그들을 지켜볼 것"이라며 "그들이 성공하길 빈다"라고 진심으로 말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