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30, 토트넘)의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에 공식발표만 남아 있는 분위기다. '손-케 듀오'는 깨지지만 뮌헨에서 또 하나의 콤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케인이 뮌헨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며 “계약기간은 2027년 6월까지”라고 전했다.
전날(11일) ’디 애슬레틱’이 "케인이 뮌헨 이적을 결심했다. 토트넘도 합의했다"라고 전한 지 48시간도 되지 않아 나온 케인의 메디컬 테스트 완료 소식이다. 사실상 공식 발표만 남은 상황이다. 로마노 기자는 빠르면 현지 시간으로 12일 뮌헨발 영입 공식 발표를 예상하고 있다.
뮌헨의 끈질긴 구애 끝에 나온 케인의 이적이다.
토트넘은 뮌헨의 제안을 3차례나 거부했다. '클럽 레코드' 뮌헨의 1억 유로(약 1500억 원)의 제안도 거절한 바 있다.
뮌헨은 2차 제안 당시 이적료 8000만 유로(1151억 원)에서 한 발 물러서 1억 유로에 별도의 부가 계약이 담긴 오퍼를 토트넘에 넣었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원하는 1억 2000만 파운드(2011억 원)에 못 미치는 금액이었으나 초기 1차 제안 이적료 7000만 유로에서 1억 유로는 많이 끌어올린 거액이다. 뮌헨 역대 최대 이적료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때도 토트넘의 반응은 차가웠다.
4차 제안 만에 뮌헨은 최근 토트넘의 마음을 돌렸다. 로마노에 따르면 토트넘은 3차 제안 금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옵션 조항 포함 총액 1억 2000만 유로(1747억 원)의 뮌헨 제안을 수락했다.
확실한 공격수가 필요했던 뮌헨은 원하는 퍼즐 조각을 손에 넣었다.
12연속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에 도전하는 뮌헨은 지난해 7월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5)의 대체자를 최근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올여름 케인 영입에 미친 듯이 열을 올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케인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간판 공격수다. 뮌헨이 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선수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EPL 320경기에 출전해 현역 선수 중 최다인 213골을 넣었다. 은퇴 선수를 포함해도 앨런 시어러(53, 260골)에 이은 역대 2위다.
만약 그가 EPL에서 계속 뛴다면 EPL 통산 최다 득점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차기시즌은 독일 무대에서 뛸 가능성이 매우 크다.
EPL 득점왕에도 3차례나 올랐던 케인이지만, 2009년부터 토트넘에서 뛰었던 그는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 부분 갈증 해소를 위해 케인은 2023-2024시즌에도 분데스리가 우승 가능성이 큰 뮌헨으로 이적을 결심했다.
이로써 다음 시즌 EPL에서의 ‘손케(손흥민-케인) 듀오’ 그림은 볼 수 없게 됐다. 2015년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31)과 함께 케인은 환상의 호흡을 그동안 보여줬다. 두 선수는 토트넘에서 EPL 이 부문 최다 기록인 총 47골을 합작했다.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파드가 첼시에서 함께 만들어낸 36골을 크게 넘어섰다.
이번 케인의 뮌헨 이적 임박 소식은 손흥민의 책임이 더 막중해진다는 뜻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지난 10일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옵타는 “케인이 떠나면 짊어져야 할 책임이 손흥민에게 더 커질 것”이라며 “공격 축구를 선호하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그는 (경기력이 좋았던)2020-2021·2021-2022시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신임 감독은 케인의 이적으로 인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 애슬레틱'에 게재된 인터뷰서 "그동안 케인 이적을 가정하고 준비를 해왔다"면서 "개인적인 생각인데,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케인이 떠난 것은 문제가 아니다. 이미 그는 팀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물론 케인이 떠난 상황에서 대체 선수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히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앞으로 그에 맞는 대비를 잘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케인은 손흥민과 작별하지만 뮌헨으로 가면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 김민재(26)와 한솥밥을 먹는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한 시즌 동안 수비진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던 김민재는 팀이 33년 만의 세리에A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를 인정받아 그는 지난달 19일 뮌헨으로 이적했다.
수비수인 김민재와 공격수인 케인이 최전방에서 직접적으로 호흡을 맞출 순 없지만 뮌헨의 ‘공수 밸런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뮌헨은 오는 13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라이프치히RB와 DFL-슈퍼컵으로 2023-2024시즌 첫 공식전에 치른다. 독일 ‘스카이스포츠’의 플레텐버그 기자는 이 경기가 케인의 데뷔전이 될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앞서 김민재는 뮌헨 프리시즌 경기를 통해 뮌헨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바 있다. 이르면 두 선수가 라이프치히와 슈퍼컵에서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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