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30)이 결국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다. 그가 고민 끝에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결심했다.
'디 애슬레틱'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케인이 뮌헨행에 동의했다. 그는 뮌헨에 입단하기로 합의했고, 4년 계약을 맺기로 했다. 케인은 메디컬 테스트와 이적 완료를 위해 떠날 수 있도록 토트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뮌헨은 올여름 케인 영입에 온 힘을 쏟았다. 지난해 데려온 사디오 마네도 실패로 끝난 만큼,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는 그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케인과 토트넘 간 계약 기간도 1년밖에 남지 않았기에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케인 역시 토트넘과 재계약을 거부한 채 오직 뮌헨 이적만을 외쳤다. 그는 파리 생제르맹의 제안도 단호히 거절한 채 뮌헨행만 고려했다. 케인은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뮌헨에서라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번번이 퇴짜를 놨다. 뮌헨 측은 그를 만나기 위해 런던까지 직접 날아가기도 했고, 공식 오퍼도 세 차례나 보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뮌헨은 지난 6월과 7월에 한 번씩 제안을 보냈고, 이번 주 월요일 금액을 높여 다시 제시했다.
그럼에도 뮌헨은 포기하지 않았다. 뮌헨은 목요일 액수를 1억 유로(약 1449억 원) 이상으로 높여 4번째 제안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레비 회장의 허락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영국 '타임스'에 따르면 뮌헨은 무려 9450만 파운드(약 1584억 원)를 제시했다. 이는 뮌헨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로 지난 2019년 뤼카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며 세웠던 기존 클럽 레코드 8000만 유로(약 1159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1993년생 선수에게 투자하는 이적료로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데드라인을 이틀 앞두고 극적으로 이적이 성사됐다. 케인은 오는 13일 브렌트포드와 2023-2024시즌 개막전이 열리기 전까지 떠나지 못하면 토트넘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급해진 뮌헨은 3일 만에 다시 한번 공식 오퍼를 보냈고, 시간 내에 토트넘을 설득해 냈다.
케인도 고민 끝에 뮌헨행을 수락했다. 그는 토트넘이 뮌헨의 제안을 받아들인 뒤에도 잔류를 고려했지만, 결국 뮌헨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이제 그는 435경기 280골로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자 타이틀을 남기고, 10년 넘게 함께했던 팀과 작별하게 됐다.
디 애슬레틱은 "케인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 밑에서 삶을 즐겼고, 잔류를 희망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가 소년 시절을 보냈던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토트넘은 케인과 재계약을 원했으나 진전이 없었고, 내년 여름에 그를 공짜로 잃는 대신 올여름 판매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를 휩쓸었던 '손케듀오'도 막을 내리게 됐다. 케인과 손흥민은 지난 2015-2016시즌부터 토트넘 공격진을 이끌며 8시즌 동안 함께해 왔다. 케인의 패스에 이은 손흥민의 침투 후 득점은 토트넘이 자랑하던 공식이었다.
두 선수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프리미어리그 최다 합작골 기록(47골)을 세웠지만, 이제는 해체를 눈앞에 뒀다. 지난 시즌 리즈와 최종전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케인이 터트린 선제골이 둘의 마지막 합작골로 남을 전망이다.
손흥민으로서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히샬리송이 있긴 하지만, 지난 시즌 리그 1골에 그쳤던 그가 얼마나 반등할지는 미지수다. 히샬리송이 아무리 제 컨디션을 찾더라도 케인만큼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주기는 어렵다.
한편 토트넘은 벌써 새로운 공격수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는 "토트넘은 2002년생 공격수 기프트 오르반(헨트)에 대한 관심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케인을 대신해 공격진을 이끌 히샬리송의 백업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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