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경기 전 ‘톰’ 임재현 T1 감독 대행의 말처럼 KT의 정면승부는 결국 통하지 않았다. ‘실버 스크랩스’가 울리는 풀세트 접전 끝에 완전체 T1이 KT를 꺾고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조에 진출했다.
T1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플레이오프 2라운드 KT와 경기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혼전 끝에 짜릿한 3-2 한 점차 재역전승을 거뒀다
‘페이커’ 이상혁의 조율 아래 ‘제우스’ 최우제가 2, 3, 5세트 연이은 차력쇼로 3라운드 승자조 티켓을 T11에게 선사했다. KT는 ‘기인’ 김기인이 벼랑 끝 4세트 천금같은 동점 캐리의 주역이 됐지만, 결국 마지막 5세트 유리함을 지켜내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인채 3라운드 패자조로 내려갔다.
매 경기 양 팀의 신박한 승부수가 돋보이는 명승부였다. 먼저 KT가 ‘비디디’ 곽보성의 커리어 첫 트리스타나 카드가 제대로 통하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탑 다이브를 통해 ‘제우스’ 최우제의 캐리력을 견제하면서 스노우볼을 시작한 KT는 3라인 전부를 압도하면서 24분대에 T1의 넥서스를 깨고 서전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T1의 날 선 반격이 2세트부터 매섭게 시작했다. ‘제우스’ 최우제가 럼블의 화염쇼를 통해 ‘멍군’을 제대로 부르면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린 T1은 다시 3세트에서는 초중반 열세를 ‘제우스’ 최우제가 크산테로 차력 쇼를 벌이면서 2-1로 역전하는데 성공하면서 먼저 매치 포인트를 기록했다.
벼랑 끝으로 몰린 KT도 그대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2, 3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매치 포인트를 허용한 KT는 레넥톤-렐-트리스타나-바루스-노틸러스 등 강력한 군중 제어기를 동반한 투 원딜 조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강력한 라인전을 통해 초반에 승부를 내려했다. 4세트 초반부터 집요하게 ‘제우스’를 공략하면서 캐리력를 억제한 KT는 세 번째 드래곤을 놓고 벌어진 한타에서 ‘기인’의 레넥톤이 트리플킬로 T1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다시 한 번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고비를 넘기고 승리의 기회를 잡은 KT는 5세트 초중반까지 T1을 밀어붙였다. T1의 초반 인베이드를 멋지게 막아내면서 챙긴 퍼스트블러드를 기점으로 미드에서는 ‘비디디’ 곽보성이 ‘페이커’ 이상혁을 솔로킬로 제압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탑에서는 ‘기인’이 상대의 계속된 협공 속에서도 팀원들의 성장시간을 벌어주면서 스노우볼의 발판을 마련했다.
끌려가던 T!의 세 번째 드래곤을 가져가면서 KT의 스노우볼에 제동을 걸었다. 다급해진 KT의 바론 버스트를 ‘제우스’의 영리한 사이드 운영으로 저지한 후 미드 1차 포탑까지 무너뜨렸다. 24분에는 네 번째 드래곤까지 사냥하면서 드래곤 스택의 균형을 2대 2로 맞췄다.
31분에는 각개 격파로 바론 사냥과 에이스를 동시에 띄우면서 KT에게 심대한 타격을 가했다. 드래곤의 영혼까지 무사히 완성한 T1은 3억제기를 모두 깬 이후 KT의 넥서스를 정리하면서 경기를 매조지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