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김연경・진종오・이대훈・김소영, IOC 선수위원 1차 관문 마무리... 오진혁 '면접 불참'[종합]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08.10 18: 04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진 5명이 첫 관문을 치렀다.
대한체육회는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 있는 체육회 회의실에서 IOC 후보자 평가를 위한 평가위원회를 진행했다. 각 후보가 이 자리에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평가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응답하는 시간이다.
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내민 6명은 배구 김연경(35), 골프 박인비(35), 태권도 이대훈(31), 사격 진종오(44), 양궁 오진혁(41), 배드민턴 김소영(31)이다. 

[사진] 박인비 / 노진주 기자.

이날 실제 면접에 임한 선수는 5명이다. 오진혁은 양궁 전지훈련차 프랑스에 머물고 있어 면접에 불참했다. 현재 양궁대표팀은 9월 막을 올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종목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에서 체육회에 오진혁이 일정상 면접에 참여할 수 없단 것을 미리 알렸다.  
후보자 면면은 화려하다. ‘한국 사격 레전드’ 진종오(금 4, 은 2)는 양궁의 김수녕(금4, 은1, 동1)과 함께 한국 올림픽 통산 최다 메달 보유자다.
‘골프 여제’ 박인비 역시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2016년 리우 대회 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불어 그는 4대 메이저 대회 포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1승을 거뒀다. 
여기에 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은 1, 동 1)을 수확하고, 세계태권도연맹(WT) 선수위원을 맡고 있는 이대훈과 두 차례 여자배구 4강 신화를 이끈 ‘전설’ 김연경, 그리고 도쿄올림픽 때 공희용과 동메달을 합작한 배드민턴의 김소영이 한국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이날 평가위원회 면접 후 체육회는 오는 14일 오전 원로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추천한다. 원로회의는 지난해 11월 체육회에 신설된 기구로 정부, 국가행정기관에 체육 관련 주요 인사 추천하고, 체육 정책 관련 자문 등의 목적으로 설립됐다.
원로회의 이후 체육회 선수위원회가 16일~17일 사이 최종 후보 의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체육회는 이렇게 선정된 최종 후보자 1명을 8월 마지막 주 IOC에 통보한다.
최종 후보자로 뽑힌 한국 대표 1인은 추후 IOC가 주관하는 선수위원 선거 최종 후보자 심사를 통과해야 출마 자격을 획득한다. 내년 7월 막을 올리는 파리올림픽 대회 기간에 IOC 선수위원 선거가 진행된다. 최대 4표까지 행사할 수 있는 전 세계 선수단의 직접 투표를 거쳐 상위 4인에 오른 후보자들은 임기 8년인 IOC 선수위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역대 한국인 IOC 선수위원은 2명이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처음으로 선수위원 선출 사례를 만들었다. 
이어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 뽑혔다. 그의 8년 임기는 곧 마무리된다. 내년 8월 파리올림픽까지다.
면접 전 가장 먼저 취재진을 만난 이대훈은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면접에서 후회 없이 포부를 잘 말하겠다. 공식 면접이 처음이라 조금 떨린다. 최대한 운동처럼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준비했다”라고 다짐했다. 
각국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후보자들에게 출중한 영어 실력이 요구된다. 이대훈은 “영어 공부도 IOC 관련된 것도 많이 봤다. 이를 기회로 삼는다면 앞으로 스포츠 외교나 행정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다. 만약 선수위원이 된다면 대한민국 국기 스포츠인 태권도를 발전시키고 또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 힘이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김연경은 “많이 긴장된다. 공부 많이 했다. 면접 때 이야기 잘하겠다”라고 운을 뗀 뛰 “해외 경험이 있어서 영어는 어느 정도 쓸 수 있다. 그러나 선수위원을 하기 위해선 평소와는 다른 전문적인 단어를 써야 한다.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다”라고 말했다. 
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예전부터 막연하게 스포츠 행정가, 외교관을 꿈꿨다.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서 스포츠를 위해 발전적인 것을 생각하다가 결심하게 됐다”라고 들려줬다. 
자신이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점에 대해선 “저는 개인 종목이 아닌 단체 종목을 했다. 대표팀 주장도 오래 했었다. 해외에서도 오랜 시간 주장을 맡았다. 협회, 단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뛰어날 것이라고 본다. 또 스포츠를 널리 알리는 영향력적인 면에서도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진종오는 “이번에 다시 도전한다. 과거 경험이 있는 만큼 더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8년 전, 그는 현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경쟁했지만 최종 1인이 되지 못했다. 20년 넘는 선수 생활과 그동안 쌓은 업적에서 진종오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영어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유승민 회장이 뒤집기에 성공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IOC 선수위원으로 뽑혀 활동 중이다.
진종오는 “하루에 3시간씩 1대1로 영어 공부를 했다. 개인 레슨도 받았다. 전문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준비한 과정이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때와는 다르게 긴장감이 느껴진다”며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20년을 생활해 왔다. 그 세월이 제 인생의 절반이다. 이제는 선수로서의 삶보다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선수들을 서포트 하는 삶을 꿈꾸고 싶어 IOC 선수위원에 도전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진종오는 “만약 한국 대표가 된다면, 국가대표 20년 경력을 쌓아오는 동안 만난 친구들이 저와 함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현재 전 세계에는 저의 친구들이 지도자로 있거나,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들을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오래 전부터 IOC 선수위원의 꿈을 꾸고 있었다.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 나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언론을 통해 미리 알릴 수 있었지만 조용히 공부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고 싶고, 전 세계에 올림픽 정신을 알리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해외 경험이 많은 박인비의 강점은 ‘영어 실력’이다. 박인비는 “쟁쟁한 경쟁자들과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 IOC 선수위원 적임자로 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
[사진] 박인비 / 노진주 기자.
골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부터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편입됐다. 이에 한국 대표로 뽑혀도 본선에서 IOC 선수위원으로 선택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 
박인비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골프는 227개국에서 방송되고 있고, 11억 가구가 보는 인기 스포츠”라면서 “인기 스포츠가 주는 장점이 크다고 생각하고, 골프도 그 중 하나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색적인 포부도 곁들였다. 그는 “유승민 위원님이 유세 기간 450km를 뛰고 5kg이 빠졌다고 들었다. 저는 500km를 뛰고 10kg 감량을 목표로 뛰어다니겠다”며 웃었다.
김소영은 “쟁쟁한 후보들과 같이 도전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면서 “너무 떨린다. 올림픽 결승을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그만큼 떨리는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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