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에 매진해 온 '한국 사격 전설' 진종오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재도전한다.
대한체육회는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 있는 체육회 회의실에서 IOC 후보자 평가를 위한 평가위원회를 진행했다. 각 후보가 이 자리에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평가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응답하는 시간이다.
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내민 6명은 배구 김연경(35), 골프 박인비(35), 태권도 이대훈(31), 사격 진종오(44), 양궁 오진혁(41), 배드민턴 김소영(31)이다.
평가위원회 면접 후 체육회는 오는 14일 오전 원로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추천한다. 원로회의는 지난해 11월 체육회에 신설된 기구로 정부, 국가행정기관에 체육 관련 주요 인사를 추천하고, 체육 정책 관련 자문 등의 목적으로 설립됐다.
원로회의 이후 체육회 선수위원회가 16일~17일 사이 최종 후보 의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체육회는 이렇게 선정된 최종 후보자 1명을 8월 마지막 주 IOC에 통보한다.
최종 후보자로 뽑힌 한국 대표 1인은 추후 IOC가 주관하는 선수위원 선거 최종 후보자 심사를 통과해야 출마 자격을 획득한다. 내년 7월 막을 올리는 파리올림픽 대회 기간에 IOC 선수위원 선거가 진행된다. 최대 4표까지 행사할 수 있는 전 세계 선수단의 직접 투표를 거쳐 상위 4인에 오른 후보자들은 임기 8년인 IOC 선수위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진종오는 2015년에 이어 재도전한다. 진종오(금 4, 은 2)는 양궁의 김수녕(금4, 은1, 동1)과 함께 한국 올림픽 통산 최다 메달 보유자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부터 무려 5차례 올림픽에 나섰다.
8년 전, 그는 현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경쟁했지만 최종 1인이 되지 못했다. 20년 넘는 선수 생활과 그동안 쌓은 업적에서 진종오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영어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유승민 회장이 뒤집기에 성공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IOC 선수위원으로 뽑혀 활동 중이다. 그의 8년 임기는 곧 마무리된다. 내년 8월 파리올림픽까지다.
진종오는 면접 전 취재진을 만나 “이번에 다시 도전한다. 과거 경험이 있는 만큼 더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영어 공부에 힘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에 3시간씩 1대1로 영어 공부를 했다. 개인 레슨도 받았다. 전문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준비한 과정이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때와는 다르게 긴장감이 느껴진다”며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20년을 생활해 왔다. 그 세월이 제 인생의 절반이다. 이제는 선수로서의 삶보다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선수들을 서포트 하는 삶을 꿈꾸고 싶어 IOC 선수위원에 도전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진종오는 “만약 한국 대표가 된다면, 국가대표 20년 경력을 쌓아오는 동안 만난 친구들이 저와 함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현재 전 세계에는 저의 친구들이 지도자로 있거나,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들을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