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서고자 하는 한국 스포츠 ‘별’ 6인이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의 비공개 면접에 임한다. '태권도 스타' 이대훈과 '배구 여제' 김연경이 긴장감 섞인 다짐을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10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 있는 체육회 회의실에서 IOC 후보자 평가를 위한 평가위원회를 진행 중이다. 각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포부를 밝히고 평가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응답한다.
IOC 선수위원에 도전장을 내민 6명은 배구 김연경(35), 골프 박인비(35), 태권도 이대훈(31), 사격 진종오(44), 양궁 오진혁(41), 배드민턴 김소영(31)이다. 체육회는 지난 4일까지 각 종목 단체별로 IOC 선수위원 후보자를 추천받았다. 3명(유승민, 진종오, 장미란)이었던 지난 2015년 IOC 선수위원 한국 대표자 선정 당시보다 2배 많은 후보자 숫자다.
면면이 화려한 후보군이다. ‘한국 사격 레전드’ 진종오(금 4, 은 2)는 양궁의 김수녕(금4, 은1, 동1)과 함께 한국 올림픽 통산 최다 메달 보유자다.
‘골프 여제’ 박인비 역시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2016년 리우 대회 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불어 그는 4대 메이저 대회 포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1승을 거뒀다. ‘양궁 간판’ 오진혁도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과 2021년 도쿄 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여기에 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은 1, 동 1)을 수확하고, 세계태권도연맹(WT) 선수위원을 맡고 있는 이대훈과 두 차례 여자배구 4강 신화를 이끈 '전설’ 김연경, 그리고 도쿄올림픽 때 공희용과 동메달을 합작한 배드민턴의 김소영이 한국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각 후보는 후보자 대기장소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 뒤 면접장으로 들어간다.
면접 전 가장 먼저 취재진을 만난 이대훈은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면접에서 후회 없이 포부를 잘 말하겠다. 공식 면접이 처음이라 조금 떨린다. 최대한 운동처럼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준비했다”라고 다짐했다.
각국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후보자들에게 출중한 영어 실력이 요구된다. 이대훈은 “영어 공부도 IOC 관련된 것도 많이 봤다. 이를 기회로 삼는다면 앞으로 스포츠 외교나 행정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다. 만약 선수위원이 된다면 대한민국 국기 스포츠인 태권도를 발전시키고 또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에 힘이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IOC의 목표 중 하나가 어린 선수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들었다. 제가 후보자 중 가장 어리다. 어린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 잘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어필했다.
이대훈 다음으로 김연경이 취재진 앞에서 섰다.
김연경은 “많이 긴장된다. 공부 많이 했다. 면접 때 이야기 잘하겠다”라고 운을 뗀 뛰 “해외 경험이 있어서 영어는 어느 정도 쓸 수 있다. 그러나 선수위원을 하기 위해선 평소와는 다른 전문적인 단어를 써야 한다.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다”라고 말했다.
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예전부터 막연하게 스포츠 행정가, 외교관을 꿈꿨다.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서 스포츠를 위해 발전적인 것을 생각하다가 결심하게 됐다”라고 들려줬다.
자신이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점에 대해선 “저는 개인 종목이 아닌 단체 종목을 했다. 대표팀 주장도 오래 했었다. 해외에서도 오랜 시간 주장을 맡았다. 협회, 단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뛰어날 것이라고 본다. 또 스포츠를 널리 알리는 영향력적인 면에서도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평가위원회 면접 후 체육회는 오는 14일 오전 원로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추천한다. 원로회의는 지난해 11월 체육회에 신설된 기구로 정부, 국가행정기관에 체육 관련 주요 인사 추천하고, 체육 정책 관련 자문 등의 목적으로 설립됐다.
원로회의 이후 체육회 선수위원회가 16일~17일 사이 최종 후보 의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체육회는 이렇게 선정된 최종 후보자 1명을 8월 마지막 주 IOC에 통보한다.
최종 후보자로 뽑힌 한국 대표 1인은 추후 IOC가 주관하는 선수위원 선거 최종 후보자 심사를 통과해야 출마 자격을 획득한다. 내년 7월 막을 올리는 파리올림픽 대회 기간에 IOC 선수위원 선거가 진행된다. 최대 4표까지 행사할 수 있는 전 세계 선수단의 직접 투표를 거쳐 상위 4인에 오른 후보자들은 임기 8년인 IOC 선수위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역대 한국인 IOC 선수위원은 2명이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처음으로 선수위원 선출 사례를 만들었다.
이어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 뽑혔다. 그의 8년 임기는 곧 마무리된다. 내년 8월 파리올림픽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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