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안방을 빼앗기게 됐다. 바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메인 행사인 K팝 콘서트 때문에 말이다.
전북은 6일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공연행사 및 폐영식이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게 됐다"며 "따라서 다음 주 진행 예정이었던 홈 2경기에 대한 일정이 변경될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경기 일정 변경으로 팬분들께 혼선을 드려 양해를 구한다. 경기와 관련하여 세부 사항이 결정되는 즉시 안내해드리겠다"라고 발표했다.
새만금 잼버리 불똥이 제대로 튀었다. 전북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연전을 앞두고 있었다. 오는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FA컵 4강 1차전을 치른 뒤 12일에도 수원 삼성과 K리그1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통보로 경기 일정이 변경됐다.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6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기됐던 잼버리 K팝 공연을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8시 새만금 야외특설무대에서 열려야 했지만, 폭염과 안전사고 우려로 연기된 공연을 축구장에서 열겠다는 것.
박 장관은 "전주월드컵경기장 수용인원은 42000명이며, 관중석 88%에 지붕이 설치돼 있다"라며 "새만금에서 이동 시간은 대략 50분 정도"라고 일정과 장소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김 도지사 역시 "K팝 공연을 전후해 전북현대 축구단의 홈경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다른 구장으로 옮기기로 한 데 감사드린다"며 "마지막 K팝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도록 모든 인력을 동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북 관계자에 따르면 전북 구단은 이날 오후 2시에야 해당 사실을 전달받았다. 일단 전북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와 연락하며 일정 연기 및 장소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일정 변경이 불가능할 시에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이나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인천전 예매자들에게 전액 환불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수원전 예매 일정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때 아닌 콘서트로 안방도 잃고 잔디도 상하게 된 전북으로서는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됐다. 전북을 비롯한 K리그만 일방적으로 손해봐야 하는 이번 결정은 한동안 큰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전북 팬들도 분노를 참지 못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죽은 잼버리에 쫓겨나는 축구", "관영씨 협조? '협'박으로 '조'짐?", "잼버리도 망치고 전북도 망치고" 등의 걸개를 내걸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김 도지사를 향한 수위 높은 비판 구호까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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