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독일과 무승부를 거둔 결과로 모로코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모로코 팬들은 대한축구협회(KFA) 소셜 미디어 계정에 고마움이 담긴 댓글을 남기고 있다.
FIFA 랭킹 17위 한국은 3일 호주 브리즈번의 선콥 스타디움에서 독일(랭킹 2위)과 이번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러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앞서 콜롬비아(0-2 패)와 모로코(0-1 패)에 연패했던 한국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독일을 상대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그러나 조 최하위를 면치 못하며 16강행엔 실패했다.
독일도 승점 4(골득실 +5)를 기록, 조 3위에 그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승 1패, 승점 6을 확보한 콜롬비아(골득실 +2)와 모로코(골득실 -4)가 H조에서 16강 진출권을 따냈다.
만약 이날 독일이 한국을 이겼다면, 16강 티켓 주인공은 달라질 수 있었다. 한국을 제외한 세 팀이 승점이 같아져 골득실로 순위를 가릴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모로코가 독일에 크게 밀려 3위로 내려앉을 뻔했다. 그러나 한국과 독일이 비겨 모로코가 우려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이에 모로코 팬들은 한국에게 무척 감사하고 있다. KFA 소셜 미디어 계정 게시물에 ‘한국 고마워요’, ‘우린 형제’, ‘모로코는 한국을 무한적으로 사랑해요’ 등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반면 독일은 충격에 빠졌다.
독일엔 5년 전 ‘월드컵 악몽’이 떠오를 법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 남자 대표팀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당시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였다. ‘절대 강자’로 통했다. 반면 당시 한국은 2연패로 분위기가 처참했다.
그러나 웃은 팀은 한국이었다. 손흥민(토트넘), 김영권(울산)의 연속골을 앞세워 한국은 2-0으로 승리해 '카잔의 기적'을 일으켰다.
독일은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이번에 또 한국에 일격을 당하면서 16강 무대를 밟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독일 매체 ‘빌트’는 “월드컵 대참사”라며 충격에 빠진 상황을 고스란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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