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김민재야? 제롬 보아텡이야?"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단 45분 만에 팬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뮌헨은 2일(한국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리버풀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뮌헨은 가와사키 프론탈레전(1-0)에 이어 연승을 거두며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했다.
김민재도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중앙 수비를 구축한 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벤치로 물러났다. 아직 동료들과 호흡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으나 김민재의 월드 클래스급 실력을 엿볼 수 있는 45분이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뮌헨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코디 각포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28분 코너킥 수비에서 버질 반 다이크에게 추가 실점하며 두 골 차로 끌려갔다.
그러나 김민재는 모하메드 살라를 잘 틀어막으며 진가를 드러냈다. 그는 살라가 침투할 때마다 한 박자 빠른 판단력과 스피드로 달려가 모두 막아냈다. 김민재는 이후로도 넓은 커버 범위를 자랑하며 동료들과 발맞춰 나갔다.
사실 이날 김민재는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더 빛났다. 특히 그는 정확한 롱패스로 뮌헨의 공격 전개를 이끌었다. 좌우로 뿌려주는 김민재의 전환 패스는 언제나 동료들 발 앞으로 배달됐다.
환상적인 도움까지 기록했다. 김민재는 전반 33분 수비 뒷공간으로 날카로운 롱패스를 찔러 넣었고, 공은 세르주 그나브리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단숨에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은 그나브리는 침착하게 득점하며 만회골을 터트렸다. 마무리만큼이나 패스가 빛났던 득점이었다.
이날 김민재의 발끝은 완벽에 가까웠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그는 경합 승률 100%(3/3), 패스 성공률 95%(40/42), 롱패스 성공률 100%(6/6), 빅 찬스 창출 1회 등을 기록하며 평점 7.4점을 받았다. 골 맛을 본 그나브리(8.4)와 리로이 자네(7.6)를 제외하고는 최고 평점이었다.
뮌헨 팬들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레전드 수비수' 제롬 보아텡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그는 뮌헨에서만 10년을 뛰면서 트레블을 두 번이나 달성한 뮌헨의 전설이다. 김민재는 프리시즌 단 두 경기 만에 그를 소환한 것.
팬들은 "김민재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패스하는 모습을 보면 보아텡이 떠오른다", "김민재의 도움과 그나브리의 마무리! 제롬 보아텡이 생각난다", "김민재는 내면에 있던 보아텡을 찾았다. 엄청난 어시스트"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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