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이지 부폰(45, 파르마)이 사우디아라비아 '오일 머니'를 뿌리치고 친정팀에서 28년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디 애슬레틱'은 2일(한국시간) "부폰이 프로 무대 은퇴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전설인 그는 지난 두 시즌간 세리에 B 파르마에서 뛰면서 43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작년 2월 파르마와 내년 여름까지 계약을 연장했지만, 대신 28년 경력을 끝낼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골키퍼 부폰이 프로 은퇴를 결심했다. 며칠 내로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만 45세인 그는 지난 시즌 파르마에서 뛰었다. 축구 역사상 손꼽히는 골키퍼가 이제 무대를 떠난다"라고 전했다.
부폰은 지난 1995년 파르마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파르마 유니폼을 입고 220경기를 뛴 뒤 2001년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당시 이적료는 무려 5420만 유로(약 771억 원)로 골키퍼 역대 최고 금액이었다. 17년이 지난 지금도 케파 아리사발라가(첼시, 8000만 유로)와 알리송 베케르(리버풀, 7250만 유로)에 이은 3위 기록이다.
부폰은 유벤투스에서 무수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승부조작 스캔들 '칼초폴리'로 취소된 우승을 제외하더라도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를 10번이나 차지했고, 코파 이탈리아 우승 4회, 세리에 B 우승 1회 등을 기록했다. 그는 유벤투스가 세리에 B로 강등당했을 때도 떠나지 않고 팀 골문을 지키며 엄청난 의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2000년대 세리에 A는 그야말로 부폰을 위한 무대였다. 그는 유벤투스 최다 출장 2위(685경기), 세리에 A 최다 출전(648경기), 최장 무실점 기록(974분), 세리에 A 최다 리그 우승 등 굵직굵직한 기록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부폰은 전설로 남았다. 그는 1997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176경기나 이탈리아 골문을 지키며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2002 한일 월드컵,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월드컵 5회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쓰기도 했다.
특히 부폰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하며 이탈리아의 마지막 우승에 힘을 보탰다. 연장전에서 지네딘 지단의 결정적 헤더를 막아낸 그의 선방이 없었다면 FIFA컵은 프랑스의 차지가 될 뻔했다.
프랑스 리그1 우승 경험도 있다. 부폰은 2018년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해 단 한 시즌만 보내고도 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이후 다시 유벤투스로 복귀해 2년간 백업 골키퍼로 활약한 뒤 친정팀 파르마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프로 축구선수로 첫발을 내디뎠던 파르마 유니폼을 입고 28년 축구 인생의 결말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부폰은 사우디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었다. 니콜라 스키라에 따르면 그는 한 사우디 팀으로부터 2년간 3000만 유로(약 427억 원)라는 거액의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를 거절하고 친정팀에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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